지난달 28일 북한이 당대표자회의를 통해 김정은을 북한의 차세대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고착화된 분단의 현실이나 계속되고 있는 군사적 갈등을 고려할 때, 이번 북한의 권력이양은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이러한 권력이양을 희화화하거나 회의적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 있을 변화에 대해서 냉철한 시각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28일에 북한노동당 당대표자회의를 통한 김정은의 권력세습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김경희, 장성택을 거론하며 분석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29일에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된 이후로는 신군부의 핵심인 리영호가 보좌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장성택, 김경희와 리영호의 관계가 우호적인지 갈등적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권력 상황을 추측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김정은에 관한 집중보도는 그 모습이 공개된 30일에 최고조에 달하게 되는데, SBS 뉴스는 28일부터 이어진 보도에서 지속적으로 북한 권부의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석 기사들의 출처가 대부분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고, 그 분석내용도 각기 달라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29일 보도에서는 김정은의 잠행에 대해, 다음날인 30일 보도에서도 김정은의 사진과 영상의 출처에 대해 추측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북한 관련 보도의 전형인, 추측보도 경향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의 권력이양과 관련된 보도들은 불분명한 출처나 추측에도 불구하고 매우 감정적이고 비난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29일 '군부 새 실세 부상' 보도에서 기자는 “3대 권력 세습을 통해 김 씨 일가 왕조를 유지하겠다“라는 기호들을 사용했고, 권력이양 방식을 보도하면서 '확률 낮은 세습 도박'이나 '무모한 도박'등의 기호들을 쓰고 있습니다. 또 10월 2일 보도에서는 '김정은을 공개한 수법'이라는 기호를 쓰면서 부도덕성과 범죄성의 의미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권력이양 과정이 민주주의 방식과 동떨어져 있어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미래의 대화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1994년 김일성주석 사망 이후 부정적으로 묘사되던 김정일국방위원장과 2000년 정상회담을 했듯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김정은과 협상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에 대한 보도가 보다 더 냉정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북한의 현실, 특히 드러나지 않는 정치권력의 구도를 분석하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갈등이나 대립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북한에 대한 언론보도는 '냉정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리비아와 엉켜있던 외교관계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한국인 선교사와 농장주가 불법선교 혐의로 억류된지 거의 4개월만의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갈등을 개인적 자격으로 풀었어야 했는지, 그것을 왜 언론이 '비판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리비아와 관계가 악화된 과정들을 살펴보면, 그 과정에서 우리 언론의 '환경 감시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SBS 뉴스는 리비아와 갈등이 벌어진 한 달 이후인 7월 24일에서야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그 초점 역시 불법선교로 인한 체포를 단신으로 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6월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들이 우리 정부에 아무런 통보 없이 귀국하고, 관련 사건이 리비아에서 언론에 보도된 지 한 달이 넘어서 단신으로 기사화된 셈입니다.
물론 외교부의 엠바고 요청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언론은 단순한 종교갈등문제로 보았을 뿐 스파이 혐의로 인한 갈등은 알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된 국정원 직원의 스파이 혐의는 7월 27일에서야 문제가 되어 보도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언론이 7월 6일부터 13일까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던, 이상득 의원의 활동에 대해서 단순한 '자원외교'로 파악한 점입니다.
SBS 뉴스의 경우에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을 정도로 사소하게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몇 개월 간 국정원과 외교부의 협의로 리비아 사태는 일단락이 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막판 조율을 앞둔 9월 26일 아침종합뉴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외교 마찰을 빚고 있는 리비아를 대통령 특사로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고, 8시뉴스는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외교부는 '이 의원이 민간건설사 초청으로 출국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특사자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고 추가보도를 했습니다.
이상득 위원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인지 개인적 자격인지가 명확하지 않게 보도된 것입니다. 이후 SBS 뉴스는 10월 1일, 이상득 의원이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난 사실을 보도하고, 3일에 억류된 한국인이 풀려난 소식을 전하면서 외교정상화 가능성을 보도했습니다. 또 이날 보도에서는 “우리가 잘못된 점을 인정을 했고, 담당자도 문책하겠다”는 이상득 의원의 인터뷰 내용도 실어 특사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관련된 보도에서 대통령 형의 특사외교에 대한 비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외교 문제에 있어 보안이 중요하고, 성공한 외교라고 하지만, 사안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부분의 외교 문제는 실무 협상 이후에 국가 원수들이 방문하여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비밀리에 이뤄지는 민간특사는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특사외교에 대통령의 친인척이 거론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비공식 특사 외교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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