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판교신도시의 고급주택단지 월든힐스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직접 설계를 맡아 화제를 모은 곳입니다.
지난 6월 청약 당시 최고 경쟁률 7백대 1에 가까운 청약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입주가 코 앞으로 다가온 집안 내부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아수라장을 방불케합니다.
출입구 바닥에 깔린 대리석은 빗물이 스며들어 시커멓게 변색됐습니다.
집안 내부에 들어서자 마루 바닥재가 뜯겨진 채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습니다.
베란다 한켠에는 물에 젖어 썩어버린 바닥재를 임시방편으로 뜯어내 쓰레기처럼 방치한 것이 눈에 띕니다.
집안 벽면 곳곳엔 비가 온후 습기가 빠지지 않아 곰팡이 투성입니다.
벽면을 만져보니 시커먼 곰팡이가 그대로 손에 묻어납니다.
[판교 월든힐스 입주예정자 : 제가 거주할 집을 보지 못하고 모델하우스만 본 상태에서 입주 한달을 앞두고 들어왔는데 지금 이 모양입니다. 곰팡이에다 방수처리가 안돼서 도저히 입주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예년보다 많이 내린 비가 근본 원인이지만, 설계자가 일본인 건축가라는 점 역시 부실 시공을 부추긴 또 다른 요인입니다.
[공사 관계자 : 저희가 협의를 하기 위해 일본도 두 차례 방문해서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은 했는데, 그 사람(일본 건축가)이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이 있어요. '자기 콘셉트이기 때문에 이건 건들지 마라' 그런 경우에는 저희가 못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비가 오면 언제라도 비가 샐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외국 건축가의 눈치를 보느라 맘대로 하자 보수조차 할 수 없었던 셈입니다.
설계를 맡은 일본인 건축가는 해당 주택 뿐 아니라 강남 보금자리주택의 설계 공모에도 당선된 상태입니다.
시공사 측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얼마남지 않은 입주날짜에 맞춰 하자보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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