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국과 가격경쟁력 커버 어렵다"
일본 산업계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함으로써 한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와 가전분야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7일 일본무역진흥회(JETRO) 산하 아시아경제연구소의 추산을 인용해 한국과 EU의 FTA로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약 30억 달러의 수출을 한국에 빼앗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연구소의 오쿠다 사토루(奧田聰) 주임조사연구원은 한국-EU FTA 발효 첫 해에는 약 10억달러 안팎의 시장을 한국에 빼앗긴뒤 점차 시장 상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재계는 한국과 EU의 FTA로 양 진영의 공산품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국과 유럽시장에서 경합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자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오쓰보 후미오(大坪文雄) 사장은 "(유럽시장에서) 한국과 가격경쟁력의 격차가 커졌다"고 걱정했다.
샤프의 가타야마 미키오(片山幹雄) 사장은 "한국제품에 대한 EU의 관세 인하분을 일본기업들이 자력으로 커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면서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하는만큼 일본도 조속히 FTA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동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유럽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기아차 포함)가 4.5%, 도요타자동차가 4.3%, 닛산자동차가 2.9%로 한일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현대차가 단연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EU에 수출하는 일본 자동차에는 10%의 관세가 붙고 있다"면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무관세의 혜택을 받을 경우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재계의 위기감을 반영해 지난 4월 EU와 정례 정상회의 당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위한 협상 개시를 강력하게 요청해 차관급 협의 채널을 만들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EU는 EPA의 전제조건으로 의약품 등 승인 수속의 간소화, 주류판매와 금융시장 개방 등 28개 항목의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대부분 일본 국내법을 바꿔야하는 문제다.
산케이신문은 '따돌림당한 일본' 이라는 제목의 경제면 기사에서 "한국과 EU가 FTA에 서명함으로써 일본은 박막TV와 자동차 수출에서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따돌림당한 일본의 모습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FTA와 EPA 교섭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농산물 시장개방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뒤 "한국도 농업 보호 문제 때문에 무역자유화에 신중한 자세였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업분야 관세를 철폐하는 결단을 내려 FTA 체결이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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