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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68만원 영어유치원, 단속은 '사각지대'

입력 : 2010.10.06 15:36|수정 : 2010.10.06 15:57

'유치원? 학원?' 성격 모호…"학원법 개정해야"


조기 영어교육 열풍을 타고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성행하는 고액 영어유치원이 관련 법령 미비로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은 서울 76곳, 경기 70곳을 비롯해 전국에 총 273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 100만원 이상 수두룩 = 이들 업체는 등록 형태로는 학원법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학원이지만 통상 영어유치원으로 불린다.

일반 사립 유치원이 월평균 30만원 정도 받는데 비해 영어유치원은 월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곳이 상당수다.

교과부 조사결과 서울 강남 S어학원은 월 학원비가 전국 최고인 168만1천원으로 파악됐고 월 100만원 이상 영어유치원이 강남에만 14곳이나 있었다.

영·유아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단속근거 미흡 = 문제는 이처럼 고액인 학원비를 단속할 근거 규정이 빈약한데다 법적으로 따지면 영어유치원이란 성격 자체도 모호해 사실상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학원비를 보면 현행 학원법에 '최대 얼마까지 올려선 안 된다'는 상한 기준은 없고 단지 학원이 자체 신고한 금액만 단속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학원들이 '분당 90원' '분당 100원' 등 지역별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수강료를 산정해 교육청에 신고하게끔 돼 있는데, 실제 징수하는 수강료가 신고된 금액만 초과하지 않으면 단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학원은 공식적으로 신고하는 수강료 외에 교재비, 보충수업비 등을 수익자 부담경비 명목으로 따로 받고 있어 신고된 수강료 기준만 단속 근거로 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일부 학원은 수익자 부담경비가 12가지나 되는 곳도 있다.

최고가 영어유치원인 강남 S어학원(월 168만1천원)도 수강료 121만1천원 외에 급식비 19만원, 교재비 28만원 등을 받고 있었다.

영어유치원의 성격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유아교육법상 정식 유치원에 포함되지 않아 법적으로는 영어유치원이란 용어도 맞지 않는다. 정부가 정한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유아교육지원과 관계자는 "이름만 영어유치원이지 사실 영어라는 특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이다. 유치원 교육과정도 전혀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어유치원이 교육청에 '학원'으로 설립 신고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결국 영어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른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있고, 그렇다고 학원법에 따른 학원비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틈새'에 있는 셈이다.

◇학원법 바꿔 실효성 높여야 = 처방을 놓고는 주무부처인 교과부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학원을 담당하는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관계자는 "단순히 학원비뿐 아니라 유아 교육에 맞는 여러 기준을 갖췄는지 제대로 감독하려면 일반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유아교육법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아교육지원과는 "영어유치원을 인정하면 유아 때부터 영어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인정하는 꼴"이라며 "학원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다만 현재 국회에 제출된 학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단속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교과부는 기대하고 있다.

학원법 개정안은 학원비 개념을 교육청에 신고하는 수강료 외에 기타 수익자 부담 경비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바꾸고 학원비를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학원은 경비 일체를 신고하고 인터넷에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학원비 인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익자 부담 경비를 어느 선까지 인정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