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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서울 폭우 피해' 뉴스에 대한 비평

입력 : 2010.10.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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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에는 유달리 강력한 기상이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재해에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 달에 20일 이상 내리는 국지성 호우나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 또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는 가을철홍수는 더 이상 첨단도시 서울이 자연재해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재해를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 추석을 하루 앞두고 서울과 인천 등지에 기습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한 시간에 100mm에 육박하는 강우량은 저지대의 반지하 주택뿐만 아니라,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광화문까지 침수 피해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SBS의 보도를 보면, 피해 중심의 피상적인 묘사만 있을 뿐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한 심도있는 접근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지난 21일 SBS는 뉴스의 첫 아이템에서 '수도권 물난리, 103년만의 최악'이라는 제목으로 비피해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어지는 보도 역시 피해사실들을 강조한 것으로 이날 보도에서 아홉 가지 아이템들이 폭우피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 폭우 피해원인에 대한 보도는 단 한 건만 보도되었는데, 그 역시 기상청이 제공한 폭우의 원인일 뿐, 피해가 그처럼 늘어난 인재로서의 가능성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후에 나타난 보도에서도 마찬가지 인데, 폭우 피해 이후 SBS의 보도방향을 보면, 이번 재난의 원인을 단순히 자연재해로 돌리고 있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2일 보도에서는 '늑장예보 대처미숙'이라는 헤드라인을 통해서, 폭우피해가 컸던 원인을 기상청의 오보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대처미숙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또 8시뉴스는 피해 및 복구와 관련된 소식을 26일까지 전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지난 5년간 서울시의 수해방지 예산이 10분의1로 줄어들었으며, 도심하천 조성으로 인한 변화나 배수펌프의 저용량  등 보다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심층적으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24일 보도에서는 '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의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기존의 반지하 주택은 정부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사용하다 폐쇄할 방침'이라는, 서울시의 대책을 그대로 전달할 뿐, 대책의 실효성이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SBS 뉴스가 재난보도를 함에 있어서, 피해화면과 같은 선정적 요소에만 집중하고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심도있게 접근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언론의 재난 보도는 단순히 피해 소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앞으로 유사한 피해를 막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의 원인을 단순하게 자연에만 돌릴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에서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막대한 폭우 피해 때문에 즐거운 한가위가 안타까움과 탄식으로 채워졌지만, 올해 역시 많은 시민들이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명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명절에 대한 언론의 보도 방식을 보면, 지나치게 '정형화' 되어있고 '구태의연'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정형화된 보도 방식은 일종의 '명절 저널리즘'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에 이른바 '민족 대이동'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규모의 이동을 합니다. 이 이동은 단순히 어느 장소로 이동하는 물리적 개념 이상의 정신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대하는 언론, 특히 방송의 보도 방식을 보면, 누구나 예측 가능한 아이템의 반복일 뿐 그 의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 역시 이런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 8시 뉴스는 지난 9월 17일부터 '한가위 민족 대이동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추석 귀성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보도는 제일 먼저 고속도로 이동 상황이나,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귀성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교통 중심의 보도는 명절 내내 이어지게 되는데, 대부분 고속도로 요금소 앞에서 기자가 교통상황을 정리하거나 헬기를 통해 고속도로 상황이나 성묘객들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교통 체증과 같은 내용은 속보성으로서 뉴스 가치가 높다고 하겠지만, 그 형식에 있어서는 상투성을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명절 저널리즘은 명절을 맞이하는 귀성객들의 표정, 명절 맞이 전통행사 현장, 재래 시장과 백화점의 소비자 모습, 긴 연휴를 맞이하여 해외로 떠나는 공항 여행객 모습, 정체된 도로에서 빠져나온 휴게소의 귀성객 모습 등 지난해의 방영분을 다시 사용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일 정도로 정형화된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명절에 고향을 가지 못하고 철책선을 지키는 전방의 국인들의 모습이나,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모습 등도 담아내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이마저도 명절 보도 아이템으로 정형화 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연성 뉴스에 해당하는데, 이런 명절 저널리즘의 연성화와 정형화는 추석 명절의 공동체적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편, 추석은 정치권에서는 '추석 민심'이라고 부르고, 명절 이후에도 그 민심과 관련한 논의를 할 정도로 중요한 정치 소통의 장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 뉴스는 이와 관련된 생산적인 의제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석 민심'이라는 기호는 난무하고 있으나 그것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형국입니다.

명절 저널리즘은 사실 보고 있어도 그만, 보지 않아도 그만일 정도로 가벼운 뉴스의 연성화 경향을 보입니다. 단순히 '시간 메우기'와 '시간 떼우기'식이 아니라면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명절이 가족공동체의 소통의 장이 됨을 감안하여, 언론이 우리 사회의 중요 의제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