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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피해 복구 막막

조제행

입력 : 2010.10.01 10:00


추석 당일 근무...

이미 전날 내린 폭우로 서울 시내와 인천 일대는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아침에 저에게 떨어진 역할은 인천 지역 침수 피해 현장을 취재하라는 지시였습니다.

먼저 간 곳은 인천의 한 아파트.

아파트 뒤쪽 30미터 길이의 축대가 무너졌는데 밑에 주차된 차량 9대가 박살이 났습니다. 축대 자체도 문제였지만 축대 위에 세워진 5층짜리 빌라는 더 위태로워보였습니다. 빌라마저 무너져 내린다면 그야말로 대참사의 현장이 될 듯 싶었습니다.

추석 당일날 아침인데도 차 주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밤을 설친 표정으로 나와 부서진 차량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나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축대에 붙어 있는 낡은 안내 문구였습니다.

'붕괴 위험 주차 금지'

일단 기록적인 폭우는 제쳐놓고 생각해봤을 때 누구의 잘못일까요? 안내 문구를 붙힌 것은 아파트 관리 사무소였습니다. 안내 문구를 붙여만 놓고 관리를 안 한 사무소가 잘못인지, 아니면 문구를 보고도 주차를 한 주민들 잘못일까요?

물론 자연재해는 안 일어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자연재해를 통해서 안일하게 살아온 우리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얻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파트를 떠나 다음으로 간 곳은 부천의 국가산업단지였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으로 세 개 동으로 이뤄진 커다란 신축 건물이었습니다.

폭우로 지하 3층부터 지하 1층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하는데,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지하 1, 2층에 찼던 물이 어느 정도 빠져 무릎 높이 정도까지만 찬 상태였습니다. 지하3층은 내려가는 계단까지 물이 꽉 차 도저히 내려 갈 수 없었습니다.

이 단지안에는 400여 공장이 들어서 있는데 절반 가량이 폭우 피해를 입어 피해액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주변 빗물이 지대가 낮은 이 건물 지하로 쏟어져 들어온데다, 지하1층에 있던 변전실에도 물이 차면서 감전을 우려해 전기를 차단하면서 배수 펌트가 작동하지 못한 것이 이런 침수 피해를 낳았습니다.

이틀 뒤에 복구 현장 취재를 하기 위해 다시 가봤더니 지하 1,2층에 있던 물은 다 뺐으나 지하 3층에는  아직도 물이 차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기도 아직 공급되지 않았고요... 누구도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예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공장주마다 대책이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정부 부처 차관이나, 구청장, 시장 등이 다녀갔다지만 뚜렷한 복구 방안이나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못했다고 합니다.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많은데 이번 경우는 외양간 고치기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