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부경찰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평소보다 많은 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를 3차례나 연기한 그 사건, 바로 대학 교수와 공무원의 국책사업 연구비 횡령입니다. 이번 경찰 수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대학 7곳, 교수들은 23명이 적발됐습니다. 2008년부터 조금씩 횡령한 돈은 무려 5억6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공계의 연구 환경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저도 잘 압니다. 특히 연구비 지원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사정도 익히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정부의 지원을 따낸 이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납품업체에 물건을 요청한 뒤 물건을 받지 않고, 실제 정부가 납품업체에 지급한 구매대금을 현금으로 받았습니다. 납품업체와 오랜 기관 계약을 맺어온 대학 교수들은 급기야 구매 대금을 2,30%씩 부풀려 업체들에게 돈을 일부 떼 주기도 했습니다. 교수를 따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대학원생들도 무더기로 입건됐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물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연구실 실험 기자재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썼다고 합니다. 제가 확인한 결과 대부분 이런 문제로 연구비를 부풀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수사 결과에 산림청 직원 11명도 정부 지원금 3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빼돌린 돈을 죄다 개인적인 유흥비로 썼다고 하니 앞의 대학 사례보다 기분이 더 씁슬한건 사실입니다.
이런 많은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정부가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진행했던 많은 지원 사업들의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의 끈을 어떻게 한 순간에 끊을 수 있을까요. 이번 경찰 발표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뚜렷한 해명 한번 들을 수 없었지만, 이번 발표로 오랜 관행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란 기대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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