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속살해…19개월간 집에 숨겨
사건 기자를 하면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접하지만 자신들의 부모나 자식을 숨지게 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접할때는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아버지를 마구 때려 살해하고 그 시신을 방안에 19개월간 방치한 아들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추석을 맞아 찾아온 친척이 악취가 나고 피해자가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느껴 경찰에 신고를 한 끝에 아들이 범인으로 지목된 것입니다. 소식을 듣고 해당 경찰서로 찾아갔습니다.
아들을 직접 만나보니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했습니다.
'당연히 죄송하겠지...인간의 탈을 쓰고 아버지를 죽이다니...'
기자들의 질문에 한참을 침묵하던 그가 다시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버지의 잔소리가 심했다. 특히 술을 마시면 주정 때문에 견디기 힘들었다."
# 잔소리 때문에 아버지를 죽였다고?
아버지 시신을 방치한 집으로 갔습니다.
사람 하나 간신히 들어갈 집과 집 사이 골목에 쪽방이 있었습니다. 문이 잠겨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문틈으로 작은 부엌과 방 두개가 보였습니다. 한 쪽은 아버지의 시신을 숨겨놓고 문을 잠갔고, 다른 한쪽 방에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랫동안 이 동네에 살았다는 한 주민은 이 곳에 집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또 옆집 주민은 그 집에서 남자와 여자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난해 초부터는 조용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실제로 집안에 들어가 본 경찰은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악취가 진동을 했고, 이에 시신 썩는 냄새가 더해져 도저히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취재가 끝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폭력을 못이겨서 또는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부모님을 살해하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 아들은 아버지가 주정이 심했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아들의 말 대로라면 지속된 '잔소리'가 범행 동기였습니다.
여기에 우발적인 면도 있겠지요.
누군가 잔소리 때문에 부모님을 살해하면 도대체 살인자가 얼마나 많아지겠냐고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아버지의 지속적인 술주정이 화가나고 힘들었겠지만 아버지를 살해한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중범죄입니다. 어쩌다가 잔소리가 살해 동기가 되어버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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