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긴급 수해복구자금 "외국인은 안 돼!"

정형택

입력 : 2010.09.29 19:35


추석을 하루 앞두고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300mm에 가까운 기습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100mm를 넘어서면서 도심의 배수 기능은 한계를 초과했고 결국, 수도권 일대 지하 주택과 창고가 물에 잠겼습니다.

피해가 컸던 데다가 추석 연휴로 복구가 지연되면서 정부는 급한 대로 가구당 백만 원의 긴급 복구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몸 누일 곳조차 찾지 못했던 이재민들에게 우선 벽지와 장판 살 돈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복구 지원금은 세입자 등 실거주자에게 지급되어 이재민들의 숨통을 틔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는 복구 자금이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가 내국인 우선 보호 원칙 때문이라고 중앙재난안전본부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외국인 세입자를 들였다는 이유로 내국인 집주인이 보상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주인에게 지원금의 최대 50%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정작 돈이 필요한 외국인 세입자 대신, 내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집주인이 긴급 복구지원금을 받게 된 겁니다.

이로 인해 수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 (대부분이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특히, 서울 신월동과 신정동에 사는 많은 중국동포들이 수해의 아픔에 더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까지 느껴야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11월 G20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존중'해야 한다는 선전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해복구 지원금이 외국인에게 지급되지 않는 것을 보면, 정부의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정부 스스로가 앞장서 외국인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