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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과 코스피 연중 최고치 행진

정명원

입력 : 2010.09.28 10:11


국내 금융시장에 주가 상승,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 채권가격 상승(채권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가에 돈이 몰리면 채권 시장에서는 돈이 빠지는데 돈이 몰릴 경우 이런 트리플 강세가 국내 금융시장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대거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이 벌이는 '환율전쟁'이 있습니다.

우선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환율을 조작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이 미국 채권에 이어 올들어 일본과 한국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2조 4천억 달러를 넘은 세계 1위 외환보유고 자산을 다변화하겠다는 겁니다. 이러면서 달러를 가지고 공격적으로 일본과 한국 등의 채권을 사면서 양국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일본과 국내 수출기업로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중국이 일본과 한국의 채권 매수규모를 위안화 절상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지난 5월부터 더욱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절상 폭이 커질 것으로 대비해 경쟁 기업들의 경쟁력을 미리 떨어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일본 채권을 사들이면서 엔화가치가 15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자 일본 재무장관은 "중국의 의도를 조사해 보겠다" 는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고 6년 반만에 외환시장에 대규모 개입하는 조치를 단행 했습니다. 일본은 물론 미국도  자국 통화를 대량으로 시중에 풀어서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개선시키려하고 있는데요.

쉽게말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기업들에게 일종의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수출을 늘려 저성장을 극복해 보겠다는 겁니다.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을 더 팔아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의도입니다. 환율 제도만 달랐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판할 때 근거로 삼는  바로 그 전략을 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미.중.일이 풀어놓은 돈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한국 등 신흥국 채권과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원.달러 환율 하락, 채권금리 하락, 그리고 주가 상승인데요.

우선 상반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하락 압력을 받아 온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넉 달만에 100원 이상 떨어지며 1148원 선까지 내려가 넉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4월 국내 당국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던 1160원선이 무너졌습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 밑으로까지 떨어질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계 수요가 줄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움을 겪게 될 우리 수출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가격경쟁력까지 약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섣불리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서 환율 조작에 대해 중국,일본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함께 받게되는 부담이 있어 통화당국이 선뜻 개입하지도 쉽지 않은 요건입니다.

반면 주가는 외국인 자금 덕에 욱일승천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나흘 연속 연중 최고치 행진을 하면서 2년 4개월만에 1860선까지 회복했는데요. 천 조원을 넘어섰던 코스피 시가총액도 천 29조 7천920억원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지수 2000을 돌파했을 때 기록했던 시가총액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사상 최대치에 올라섰습니다.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8년 10월 코스피 시가총액이 447조였으니까 2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현재 강대국들이 경쟁적으로  환율 경쟁을 벌이는 추세가 변하지 않는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외국인들은 올들어 이달 중순까지 국내 채권시장에서 한국 국채를 53조원이나 사들여 이미 지난해 순매수 규모를  앞질렀고 증시에 유입된 돈까지 합칠 경우 외국인 순매수 자금은 70조원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주가와 원화가치, 채권가격이 모두 뛰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당분간은 금융시장의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