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스마트폰 열풍이 대단합니다. 사용자 역시 급증하는 추세인데다가, 스마트폰에서 이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이 개인의 삶을 상당히 편리하게 해준다는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나 현상에 대한 지나친 주목은 시민들에게 '구매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질 것' 같은 압박감으로 작용하거나, 꼭 갖고 싶게 여기는 충동적 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SBS는 일찌감치 스마트폰의 사회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와 관련된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평균적으로 매주 세 아이템 이상의 스마트폰 관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또한 SBS 인터넷 홈페이지 역시 '스마트폰 일상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관련 보도들을 '핫이슈'로 묶어서 비중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9월 11일 보도의 경우에는 집중취재를 통해 스마트폰 요금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나타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SBS의 스마트폰 관련 기사들은 시의적절한 편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청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9월 10일 SBS 8시 뉴스는 애플의 아이폰4가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되는 것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을 보면 주 수입원인 KT의 프로모션을 홍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물론 상대 진영인 SKT의 요금제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모델에 대해서도 보도를 했기 때문에 '일방적인 편들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느 기업에 유불리가 아니라, 이러한 스마트폰에 대한 과잉 보도가 불필요한 소비심리를 조장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도 '아이폰4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 구역에서는 고화질의 영상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9월 4일 보도에서는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모바일 아트 전시회를 소개했고, 9월 2일에는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덕분에 백화점에 젊은 남성이 늘었다고 전했으며, 9월 1일에는 응급의료가 스마트폰 덕분에 24시간 손 안에서 해결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보도들은 스마트폰의 편리성과 신기성을 중심으로 한 아이템이었는데, 이러한 보도 역시 과도한 편리성과 유용성을 강조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소비심리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정보통신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고, 그 보급 속도도 무척 빠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각종 뉴미디어 기기들은 우리 삶을 편하고 유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이런 편리성과 유용성에만 과다하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들 새로운 기기들이 생성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폐해들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9월 9일에는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지수가 3년 연속 떨어졌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은 WEF라는 공신력있는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이 밖에도 IMD라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국가경쟁력 지수를 매번 비중있게 다루고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경쟁력 지수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는 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9월 9일 SBS 8시뉴스는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지수가 139개 나라 가운데 22위로, 3년 연속 떨어졌고, 특히 비정규직 증가 등 근로조건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노사간 협력 지수는 사실상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는 지난 5월 19일 보도와 비교해서, 매우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월 19일 SBS 8시 뉴스의 보도에서는 '국제기구가 평가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뛰면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고, 일본보다도 4단계나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국제기구는 IMD, 즉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위원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 이 보도에서는 '이렇게 순위가 오른 것은 IMD가 한국의 발빠른 경제위기 탈출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즉 비슷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놓고 전혀 다른 평가가 내려진 셈입니다. 당시에 이 기사가 가치가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순위가 일본을 앞질렀고,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때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비슷한 국가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WEF가 강조한 '지난 3년 동안의 지속적인 경쟁력 하락'과 '노사협력지수의 저조'를 근간으로 하여, 언론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외부 평가에 민감한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평가기관으로서 WEF와 IMD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공신력있는 기관이지만, 그 기관들의 평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특히 각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는 우리 노사관계의 문제점은 실제 상황보다 확대하여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또한 경영자 관점에서 해석하는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이번 WEF의 보고서만 하더라도 '노사간 협력 지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 '노사분쟁 등의 갈등'을 원인으로 지적한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근로조건의 불안을 지적한 것입니다. 지수의 명칭만 보면 시청자들은 '우리나라가 노사간 협력이 잘 안되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 증가'라는 측면은 노사간 합의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현장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지수를 비롯한 많은 평가지수들은 우리의 현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지만, 일관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 이에 대한 언론의 반응 역시 그때그때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지수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그에 따른 냉정한 평가가 요구되는 지점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