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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피하려 친구 팔아먹은 탈세범 '철창 신세'

입력 : 2010.09.14 15:23

인천지검,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자료상' 2명 구속 기소


실형을 피하려고 친구를 범인으로 몰아세운 탈세범들이 결국 꼬리가 잡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14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사회에서 알게 된 이모(55)씨와 김모(54)씨는 지난 2008년 10월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자료상' 범행을 모의하고 폐쇄 법인 1곳을 인수했다.

이미 1차례 동종전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이씨와 김씨는 자신들 앞으로 회사를 두기엔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 아래 8년 정도 알고 지내온 원모(43)씨에게 대신 인수각서를 쓰도록 했다.

물론 원씨는 이 법인이 범행에 이용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09년 1월 이씨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는 주 업무를, 김씨는 가짜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업체 알선 업무를 맡아 1개월간 업체 7곳에 7억원 상당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어주고 1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겼다.

그러다 그해 5월 세무조사 당국에 걸려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씨와 김씨는 "원씨가 범인"이라며 몰아세웠다.

심지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업체 관계자들까지 "원씨가 모든 걸 책임지기로 했다"라고 속여 원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했다.

결국 경찰은 원씨를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그러나 원씨가 "나는 모르는 일"이란 말 외에 다른 변명을 일절 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보통 실제 업주 대신 처벌을 받으려고 수사기관에 나오는 '바지사장'들은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인데 원씨는 아무 변명도 하지 않았던 것.

검찰은 장기수사를 각오하고 이씨와 김씨로부터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어간 업체 관계자들부터 차례로 다시 불러 누가 진짜 범인인지 집중 추궁했고, 8개월의 수사끝에 이씨와 김씨가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재조사 후 도망을 쳤던 이씨를 붙잡아 이달 2일 김씨와 함께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검찰에서 "누범 기간이라 내가 들어가면 실형을 받게 된다. 친구는 그래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친구를 팔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욕먹을 각오를 하고 장기수사를 했다"며 "그래도 원씨가 누명을 벗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