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동맹이냐 이란과의 경제적 실리냐를 놓고 고민하던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택했습니다.
정부가 제재대상으로 지목된 이란 관련 단체와 개인의 금융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는데요.
제재 대상이 아닌 단체와의 금융거래도 사실상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강도 높게 보일 수 있는 제재 안을 택했습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멜라트은행을 포함한 단체 102곳, 개인 24명의 금융거래를 제한했는데요.
제제 대상이 아닌 곳과 거래할 때도 만 유로 이상은 사전 신고하고, 4만 유로, 우리 돈 6천만 원 이상의 금융거래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란과 대규모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돈 줄을 막아 사실상 정상적인 교역이 어려워진 건데요, 외국환 거래법을 위반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조만간 영업정지 2개월의 징계 조치를 내릴 방침입니다.
또, 이란 은행의 한국 사무소는 물론 국내 은행의 이란 사무소 신규 개설, 그리고 이란 은행과의 통화거래도 모두 금지했는데요. 특히 국내기업들은 앞으로 이란의 석유와 가스 부문에 신규로 투자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부는 이란 제재로 인한 국내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이란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은 공사 차질이나 신규 수주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현재 이란에선 대림산업과 두산중공업 등이 15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돈줄이 막혀서 자재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공사 중단 위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투자가 금지된 정유 플랜트 건설이나 이란의 발주회사가 제재대상에 포함된 조선업체도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틈을 저가 공세에 나서는 중국 업체들이 파고들 가능성이 큽니다.
가전업체들도 중동지역에서 터키와 더불어 3대 시장인 이란 쪽 매출이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다만, 우리 정부는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국내 은행에 원화 결제계좌를 만들어 합법적인 거래는 할 수 있도록 해 틈새는 열어두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천 억 원 물건이나 원유를 이란에서 수입할 경우 이란 중앙은행의 한국 계좌에 천 억 원을 입금하고 다시 이란 중앙은행이 이란 통화로 이란 기업에 돈을 주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원화가 엔화처럼 국제통화도 아닌데 이란 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지난해 이란과의 교역규모가 백 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이번 조치로 대기업은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란에 수출하는 업체 70% 이상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실 원유 수입 부분인데요.
이란 측은 제재를 한 국가에 대해선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단지 한국 수출품의 관세율을 높이는 수준에 그칠지 아니면 원유수출까지 중단할 지가 관건입니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10% 가까이 차지하는 이란이 원유공급을 중단하면 국내 휘발유 값이 1리터에 3천 원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요.
직접적인 수출 중단이 아니더라도 이란이 국제사회 제재에 맞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가 통과하는 아라비아 해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카드를 꺼내 들 경우에도 국제유가가 출렁거릴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하거나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지만, 정유업계에선 이란이 어떤 보복에 나설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선물보단 현물시장에서 원유를 사오고 장기적으로는 원유 수입선을 다양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란이 어떤 입장을 보일 지가 대단히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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