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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사태' 새국면 맞나…반전에 반전

입력 : 2010.09.07 18:29

재일교포 사외이사 "신상훈 사장 해임 반대"


신한금융지주 사태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또다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일 신상훈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급작스럽게 고소한 이후 재일교포 주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온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6일 도쿄를 방문해 재일교포 사외이사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7일 오전까지만 해도 판세는 이 행장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재일교포 사외이사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이 행장을 만난 지 하루만에 서울의 신한지주 본점을 전격 방문해 신 사장 해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면서 판세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주에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이사회도 다음 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재일교포 사외이사 "신 사장 해임 반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도쿄 지역 출신인 정행남 사외이사는 이날 오후 본점에 도착해 곧바로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을 만났다. 정 사외이사는 라 회장과의 면담 직후 신 사장 해임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임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검찰 조사 전에 이사회는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 개최 연락이 오면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신 사장 해임안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더라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정 사외이사의 이러한 입장은 전날 이 행장측의 설명과는 배치된다.

이 행장 측은 도쿄 방문 직후 "현지 분위기가 좋았다"며 "이번주 내 이사회 개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신한지주가 이사회 개최 일자를 애초에 10일로 잡았던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이 행장측이 재일교포 사외이사를 설득하는데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해임안 상정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오사카와 나고야 지역의 주주들과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측에 냉랭한 반응을 보인데다 믿었던 도쿄 지역의 사외이사마저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12명의 이사 가운데 과반수인 7명 참석, 참석자의 과반수인 4명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물론 재일교포 4명과 신 사장 1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이사가 모두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뿌리인 재일교포 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의 뜻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 행장측은 그러나 재일교포 사외이사 설득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만간 오사카와 나고야 지역의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이해를 구할 것"이라며 "이 행장이 이번에도 일본으로 건너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3일 오사카를 급하게 방문했으나 사외이사들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사회는 일본 오사카 현지 설명회 이후 잡힐 것으로 알려져 다음 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 향후 전망 여전히 안갯속

신 사장측도 이날 오전 예정된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검찰 수사와 이사회에 대비해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 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조직을 잘 추슬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당연히 이사회에 참석해서 해명할 것"이라며 "신한은행측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명 기회도 없이 절차가 너무 일방적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공이 저쪽으로 넘어갔으니 법률 대응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라 회장과 면담을 갖고 현 사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중재안이 나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재안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 사장을 해임하지 않고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드러나면 신 사장은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이사회에서 해임안 상정 자체를 미루고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도 있다. 신한지주는 이사회를 열더라도 검찰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하고 해임안 상정 여부는 이사들에게 맡길 계획이다. 이행장측은 그러나 고소 자체를 취하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은 또 금융감독당국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위혹에 대해 현장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그룹의 지배구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