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서울 동대문서 수사과 형사 10명이 대상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식품업계의 오랜 경쟁사인 CJ에서 고소를 했기 때문인데요, 두 대기업의 사활건 싸움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CJ가 만들고 있는 제품 가운데 '쇠고기 다시다'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1975년, 지금으로부터 35년 전부터 생산 판매되고 있는 대표상품이죠. 그런데 대상이 이 제품과 포장과 이름이 유사한 '진국 다시다'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도 좀 싼 편이어서 기존 '쇠고기 다시다'의 시장 점유율이 8%나 줄었습니다.
이렇게 경쟁업체의 잘나가는 제품과 유사하게 만드는 제품을 '미투 상품'이라고 하는데, 발끈한 CJ가 법적 대응을 한 것입니다. 법원에 제조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서 대상의 '진국 다시다'는 같은 포장으로 제조나 판매할 수 없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상의 영업본부가 대리점에 기존 제품을 어떻게 해서든 팔아치우라고 지시한 이메일을 CJ가 입수한 것입니다.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계속 판매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니 법원의 금지 가처분 결정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CJ가 강력히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날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7월 19일에 내려졌고 대상의 영업본부에서 이메일을 보낸 날짜는 이틀 뒤인 21일, 당연히 가처분 결정을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가처분 결정의 효력은 법원의 명령이 송달된 시점부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대상으로 송달된 시점은 22일이었죠.
결국 이메일은 엄밀히 얘기하면 하루 전에 보낸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CJ측이 경찰에 고소를 했고 경찰은 과연 가처분 신청 이후에 이 제품을 계속 판매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상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죠.
이 두 대기업 간의 조미료 전쟁은 사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원과 미풍의 대결이 있었죠. 과거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시절, CJ의 전신인 제일제당이 삼성 계열이었던 당시 조미료 업계 1위인 미원을 따라잡기 위해 미풍을 만들었지만 경쟁에서 밀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70년대 중반 '다시다'가 나오면서 제일제당이 선두로 올라섰고 대상에선 '맛나'라는 제품으로 경쟁에 나섰지만 '다시다'를 따라 잡지 못했습니다.
이번 싸움은 앞으로 2심, 3심 재판이 남아있고 경찰 수사 결과도 지켜봐야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유쾌한 분쟁은 아닌 듯합니다. 소비자들을 위해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보다 잘 나가는 제품을 쉽게 베끼는 업계의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는 교훈도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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