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와의 결별논란을 뒤로한 채 10월에 열리는 '올댓스케이트LA'공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올댓스케이트LA'는 김연아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연하는 아이스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 아이스쇼를 정착시키기 위해 열리는 첫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쇼는 미쉘콴, 스테판 랑비엘, 브라이언 쥬베르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곳은 2009년에 월드챔피언이 된 특별한 도시이다. 첫 번째 미국 데뷔 무대를 LA에서 하게 되어 기쁘다. 미국팬들앞에서 연기를 하게 되어 너무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LA의 공연에서는 특수무대장치와 함께 '아이스 극장'이라는 테마로 꾸며질 예정이다.
오서코치와의 깔끔하지 못한 결별로 인해 이번 아이스쇼의 가치가 극대화되지 않았지만 외국의 스포츠선수가 미국에서 호스트로 쇼를 기획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선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어야하고 관객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김연아는 한국 최초 올림픽금메달 리스트로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이어져온 미쉘콴과의 인연으로 처음으로 열리는 해외아이스쇼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아마추어 대회를 끝으로 자국무대에서 서지 않았던 미쉘콴의 팬들 역시 "연아 덕분에 미쉘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며 '올댓스케이트LA'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에는 대형기획사 IMG가 주관하는 '슈퍼스타 온 아이스'라는 아이스쇼가 매년 열리고 있다. 선수들은 전 세계와 미국도시들을 투어하며 공연을 한다. 워낙 장기간의 공연이기 때문에 버스에서 먹고, 자며 공연을 진행 한다. 한 때 굉장히 인기를 끌었지만 피겨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쇼에 대한 관심도 식고 말았다. 선수들의 몸값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쇼를 기대하는 피겨팬들도 줄어들었다. '슈퍼스타 온 아이스'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피겨가 예전만큼 인기스포츠가 아닌 이유가 가장 컸지만 전혀 발전이 없는 공연기획 때문이기도 하다.
도시 여러곳을 투어하며 공연하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별한 이벤트 없이 선수들의 프로그램만 이어지기 때문에 쇼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미 공연에서 보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크고 작은 공연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진심으로 팬들을 위하고 가고 싶게 만드는 쇼는 거의 없다. 선수의 인지도만으로 쇼를 열기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없고 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조명이나 객석은 기대 이하의 수준이다. 선수들의 퍼포먼스만으로 새로운 피겨팬을 유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댓스케이트LA'는 미국 피겨팬들이 간만에 보는 대형 아이스쇼가 될 전망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아이스쇼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하나의 테마를 정해서 선수들의 퍼포먼스뿐 아니라 조인트 공연이 마련되어 있고 오케스트라를 섭외하여 라이브음향을 선사하는 것은 최근에는 한국 이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특히 현란한 레이저쇼는 단순한 아이스쇼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공연엔터테이먼트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김연아의 이번 미국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죽어있던 아이스쇼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도태되어왔던 아이스쇼가 되살아날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선수의 이름값만 믿고 쇼를 진행하던 시기는 지났다.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어야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댓스케이트LA'가 더욱 기대를 받고 있다.
이계숙 SBS U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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