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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가 온다는데···수해가 무서워

김종원

입력 : 2010.09.01 16:27


지난 주말 인천에서 한바탕 물난리가 났었죠. 그 현장취재를 나갔다 왔습니다.

사실 요 몇년 새엔 이렇다 할 큰 수해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평상시보다 비가 많이 오긴 했지만 '수해'까진 아니었죠. 하지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주민들은 정말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당장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일상'이 가득한, 가장 아늑해야 할 집에 난데없는 빗물과 하수돗물이 종아리 높이까지 올라찼으니... 취재하며 옆에서 지켜보던 제가 다 막막해질 정도였습니다.

저도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침수가 될 경우 그 물은 빗물이 다가 아니더군요.

비가 많이 오면 하수도가 역류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집안으로 스며드는 물은 대부분이 오물입니다. 가재도구며 가구며... 그냥 물이 차도 죄다 못쓰게 될 터인데, 그게 오물이면 오죽하겠습니까.

사실 해마다 이맘 때면 침수된 집들을 티비를 통해 지겹도록 봐 왔습니다만, 현장을 직접 나가보니 그냥 '물이 찼구나'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더 안타까운건, '상습 침수구역'이란게 있어서 침수되는 곳만 계속 침수가 된다는 겁니다. 각 지자체에선 이런 상습 침수구역 해소를 위해 매년 장마철이면 비상이 걸립니다.

특히 이번엔 10년만에 처음으로 중부지방을 강타할것이라는 태풍 '곤파스'로 더더욱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앞서 요 몇 년간 대형 수해가 없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홍수가 날 정도로 비가 많이 오지 않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몇년간 이어진 지자체의 '치수' 노력이 어느정도 빛을 본 경우도 많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마포구 일대에는 상습침수구역이 참 많았습니다. 문제는 길가에 있는 배수로였는데요, 이물질이 너무 많이 끼어 있어서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은거죠.

그런데 로봇과 내시경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가 해소됐습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을 내시경으로 관찰하고, 막힌부분이 있으면 사람대신 소형 로봇이 들어가 뚫어주는 방법이죠. 덕분에 마포구에선 침수피해가 예전처럼 많이 일어나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가하면 지형 자체가 워낙에 낮아 비만 왔다하면 물에 잠기는 곳도 많은데요, 사실 이런 곳은 어느 한두가지의 문제가 아니라 지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침수피해를 막으려면 '대자연의 섭리'를 거슬러야 하는 대구모 공사가 불가피합니다.

공사를 했다고 해서 성공할 확률도 높지 않고요. 그래서 우리도 최근엔 선진국에서 많이 한다는 '주민이주 대책'을 많이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비만 왔다하면 잠기는 저지대는 사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 아니죠. 따라서 지자체 또는 정부가 고지대에 마을을 만들고, 상습 수해피해를 입는 저지대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법입니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한번 시행하면 다시는 손쓸 필요가 없는 확실한 방법이죠. 실제로 수해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강원도엔 곳곳에 이런 '이주마을'이 많이 있습니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이번 태풍 '곤파스'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난번에는 새삼스럽게도, '더워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입니다. 그냥 '아 덥구나', '아 비 많이왔구나'하고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발짝 다가서 바라본다면, 그 재난을 직접 겪는 분들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힘겨워 질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거죠.

매일매일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