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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서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

김수영

입력 : 2010.09.01 09:55


낚시터에서 도박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손님을 끌기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걸거나 낚는 물고기에 따라 현금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작게나마 경품을 걸지 않으면 낚시터 운영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도가 지나쳐 값비싼 경품으로 사람을 모으거나 수백만 원의 현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몰래카메라를 들고 실제 사행성 도박이 이루어진다는 낚시터를 찾았습니다.

도심과 떨어진 외딴 공단 안쪽이었는데 공장들 사이에 뜬금없이 낚시터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비도 제법 내리고 있어서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예상을 깨고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공터도 이중, 삼중으로 주차가 되어있을 정도로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퇴짜를 맞았습니다. 당연히 낚싯대를 빌려줄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모두 개인 낚싯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슬쩍 둘러보기만 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둘째 날, 낚시용품점에서 낚싯대를 사들고 갔습니다. 낚시를 해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낚싯대를 던지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익숙해질 때 쯤 주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낚시를 즐기려면 이곳에 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2시간의 시간 제한. 물고기 무게를 잴 수 있는 기회는 3번. 낚은 물고기 가운데 무거운 두 마리의 무게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고, 1등에게는 200만 원이 현금으로 지급이 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어차피 잃어봤자 3만 원밖에 안되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운이 좋으면 단번에 일반 회사원 월급에 가까운 돈을 벌 수 있는 점은 분명 사행심을 이용한 도박이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출근하다시피 오고 있었습니다.

세번째 갔을 때는 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낯이 익을 정도가 됐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낚싯대를 구매하고 실제 낚시를 해보니 고기를 잡는 '손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손맛을 보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대박의 꿈을 찾아 습관적으로 찾아왔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약 350만 명이 도박에 중독된 상태고, 80만 명 정도는 집중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도박 중독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도박 자체 중독성이 심해 빠져나오기 힘든 점도 있지만 주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박시설이 많은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주택가 주변에 불법 도박장이 널려있고, 안방에서도 인터넷으로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지방의 한 교육청에서도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이 된 경우도 있었으니 우리 사회에 도박이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도 이후 관할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단속을 하러갈테니 장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가봤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많던 사람들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요? 마치 풍선효과처럼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