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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더 위험한 나라

한상우

입력 : 2010.08.31 10:39

분식점 천장에서 합판이 쿵!


떡볶이와 쫄면, 라면. 아이들은 이런 간식을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배가 불러도 또 먹고 싶다. 그래서 분식점은 늘 어린 학생들로 붐빈다.

요즘은 그냥 맛만 갖고는 승부가 안 된다. 그럴싸한 인테리어까지 갖춰야 학생들이 찾는다. 알록달록 벽지로 벽면을 꾸미고 아늑한 조명으로 천장을 장식해야 아이들도 뭔가 먹을 맛이 난다.

덕분에 앞치마를 두룬 학교앞 분식점 아주머니가 주걱으로 휘휘 저어 떡볶이를 담아주는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신 분식점도 대형 체인점이 생기고 그곳에서는 깔끔한 복장의 알바생들이 주문을 받고있다.

조금 더 세련된 분위기와 서비스에 1, 2천 원 정도 더 지불한 충분한 의지와 '재력'을 갖춘 학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천원 정도 더 비싼 떡볶이 한 접시에 아이들의 안전이라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거다.

한참 손님으로 붐비는 저녁 7시 반쯤. 한 분식 체인업체 천장에서 갑자기 대형 합판이 떨어졌다. 가로 세로 2미터가 넘는 이 나무판은 테이블 3개를 덮쳤다.

손님 세 명이 머리를 다쳤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남학생 두명은 어깨에 찰과상을 입었다. 천장에 조명과 구조물을 달면서 제대로 시공을 하지 않아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것이다.

현장을 목격한 인테리어 전문가는 그냥 조명과 구조물을 천장에 붙여놓은 수준의 '허접한' 인테리어 시공이라고 했다.

불행중 다행은 사고 지점에서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어린 학생이 아니라 어른들이었다는 거다. 아이들보다 앉은 키가 크기 때문에 구조물과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떨어질 때 충격을 덜 받았다고 한다.

조그만 아이들이 앉아있었다면 더 빠른 속도로 합판의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변의 어린 학생들은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분식점의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도 눈에 들어왔다.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아이들의 발목을 잡기 딱 좋은 모양새다. 좁은 통로에 아이들이 뒤엉킬 생각을 하니 인중에 땀이 맺혔다.

꼬깃꼬깃한 아이들의 쌈짓돈 몇푼 더 받겠다고 테이블 숫자 늘리는 어른들 욕심에 치밀하고 지속적인 안전점검이라는 최소한의 제재 정도는 가해줘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