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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 긴축재정은 '엄살'?

한상우

입력 : 2010.08.30 20:27

부자가 망해도 삼년 가는 이유


성남시가 초긴축 재정 운용을 하겠다며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과 다급한 현안을 제외하고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졸라매서 천억 원 이상을 절감하겠다고 한다. 시 공무원을 위한 예산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바꿀 때가 한참 지난 시장님의 관용차도 그냥 타겠다고 한다. 시민들의 혈세를 아끼고 또 아끼겠다니 두손 높이 들어 신나게 환영할 일이다.(put your hands up!)

문제는 이런 성남시의 선언에서 안으로는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고 밖으로는 있는대로 엄살을 부려보겠다는 '언론 플레이'의 냄새가 짙게 난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달 12일에 있었던 성남시의 채무불이행 선언만 봐도 그렇다.

사실상 채무불이행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가 붙었지만 성남시가 부도가 나는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 1,2위를 다투는 성남시가 부도라니.. 언론도 앞다퉈 다뤘지만 이 역시 성남시의 '언론플레이'라는 지적이 많다.

예산 항목을 조금만 뜯어봐도 상황을 금방 알 수 있다. 판교지구 조성을 위한 특별회계에서 성남시가 끌어다 쓴 돈은 5천 400억 원. 성남시는 이 가운데 5천 200억 원을 못 갚겠다고 했다. 전임 시장이 판교지구 건설을 위해 써야할 돈을 다른 데 써버려 어쩔 수가 없다는 거다.

하지만 사실 성남시가 판교회계에서 꺼내 쓴 돈은 5천400억 원이 아니라 천800억 원이다. 성남시의 일반 예산에서 판교 건설을 위해 이미 지출한 돈이 3천600억 원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예산을 서로 상계하면(속된말로 '퉁'치는 거다) 실제로 판교회계에서 빼낸 돈은  천800억 원이다. 물론 천800억 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성남시 일년 예산을 고려하면 큰돈도 아니다. 성남시의 올해 예산은 1조 7천5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성남시가 신규 사업에 쓸 수 있는 가용예산은 4천억 원에 달한다.

한해 재정지출만 바짝 줄여도 충분히 갚을 수 있는 돈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성남시는 이미 전임 시장 시절 3년에서 5년에 걸친 부채 상환 계획을 세워놨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성남시는 곧 숨이 넘어갈 듯 재정이 어렵다고 노래를 부른다. 성남시의 이런 선언적인 '엄살'에서 '부자 망해도 3년간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여유롭게 사는 비결이 '엄살' 이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나가다 망했다는 데 돈 빌려달라고 올 친구는 당연히 없을테고 돈 없어 못 갚겠다고 드러누웠으니 빚 독촉도 덜할 것이다.

이제 적당히 엄살을 떨며 조금만 살림을 줄이면 충분히 예전처럼 살 수 있는 거다. 망한 뒤에도 최소 3년은 여유로운 부자들의 매커니즘이다.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시를 요모양 요꼴로 만든 전임 시장과의 차별화는 또 다른 보너스일 거다. 

이런 상황에서 긴축재정을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눈빛 쯤은 무시해도 좋을 부작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