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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필리핀, 고위급 방문 취소…인질극 후폭풍

입력 : 2010.08.29 11:27

리커창 필리핀 방문 취소…아스트라다도 홍콩방문 취소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인질극으로 8명의 홍콩 관광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중국과 필리핀 고위급 인사들의 상대방 국가 방문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강한 후폭풍이 불고 있다.

29일 중국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는 오는 9월 초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필리핀 외교부 측은 리 부총리의 필리핀 방문 계획 취소가 인질참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나 홍콩 신문들은 인질참극으로 중국인들과 홍콩시민들 사이에 `반(反)필리핀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제호마르 비나이 부통령이 이끄는 필리핀 고위 사절단이 인질극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26일과 27일 베이징(北京)과 홍콩을 잇따라 방문하려했으나 중국의 동의를 받지 못해 방문계획을 취소했다고 홍콩 신문들이 27일 보도한 바 있다.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도 지난 26일 휴가차 홍콩을 방문해 30일까지 머물 예정이었으나 인질참극 여파로 홍콩 방문일정을 취소했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필리핀 정부에 대해 인질사건이 발생한 이유와 사건 수습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 자료를 넘겨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마닐라시의 레오카디오 샌티아고 경찰국장은 28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질극의 범인인 롤란도 멘도사가 인질들을 살해하기 전에 멘도사의 `해임 연기'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의 서신을 멘도사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샌티아고 경찰국장은 자신의 편지가 멘도사에게 전달되기 전 멘도사가 자신의 동생이 체포되는 장면을 TV를 통해 보고 격분해 인질을 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의 언론은 샌티아고 경찰국장의 편지가 좀 더 빨리 멘도사에게 전달됐다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마닐라에서 M-16 소총으로 무장한 멘도사가 관광버스에 탄 홍콩인 관광객 21명을 붙잡고 11시간여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진압되는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