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인사청문회, '4대 쟁점' 놓고 난타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선거비용 10억원 대출과 스폰서 의혹,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정책 현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김 후보자를 상대로 각종 의혹을 집중 추궁한 반면, 김 후보자는 통장 사본 등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야당의 공세를 전면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측은 "썩은 양파껍질을 벗기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고, 김 후보자는 "까도 까도 제게 나올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 선거자금 10억 대출 =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 후보자가 2006년 경남지사 선거 전 부친과 안상근 전 경남부지사 등이 대출받은 10억원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게 `은행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이 전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부친과 지인 명의로 1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고 답한 것과 관련, "은행법 38조에 따르면 은행은 직.간접적 정치자금 대출은 못하게 돼있다"고 주장하며 비롯됐다.
특히 야당은 은행법 위반 외에도 10억원 대출 과정에서 특혜 등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김 후보자의 부친이 두 차례에 걸쳐 대출받은 6억원과 관련, "처음 이뤄진 3억원의 대출계좌는 김 후보자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두번째 3억원 대출의 경우 김 후보자 개인통장으로 입금, 정치자금 차입으로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현 안상근 총리실 사무차장의 4억원 대출을 거론하며 "선거 때 대출해주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담보된 것 아니냐"며 `대가성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부친의 6억원 대출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 동생의 연대보증을 통한 3억원의 신용대출, 자신도 알고 지내는 부친 지인의 예금담보에 따른 3억원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후보자는 실정법 위반 논란에 대해 "(10억원 대출 문제가)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으며, 저는 대출 당사자도 아니다"고 해명하고 "재산신고에 있어 실무착오 등 소홀한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김 후보자는 안상근 사무차장의 대출 문제에 대해 "가장 믿을만한 지인한테 부탁하지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느냐"고 반박하면서 "저처럼 가난한 사람은 정치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은 "(10억원이) 외압에 의한 대출이었다면 연대보증 없이도 부친 혼자 하면 되지 않았겠느냐. 이보다 더 적법한 대출이 어디 있느냐"고 적극 엄호했다.
◇ '스폰서'.차용증 진위 논란 = 야당은 김 후보자가 형수인 유귀옥씨로부터 9천500만원을 빌린 점을 집중 거론하며 `스폰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김 후보자가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고향 선배인 화성종합건설 대표로부터 선거자금 4억원을 빌린 뒤 일부를 아버지와 동생, 형수로부터 돈을 빌려 상환했다고 해명한 데 따른 것으로, 유귀옥씨로부터 실제 돈을 빌렸는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이날 미국 출국이 예정돼 증인 출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유씨가 오후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차용증 진위' 논란이 불붙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차용증의 작성 경위, 내용 등을 일일이 따졌고, 이 과정에서 박영선 의원과 유귀옥씨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씨는 유치원을 매각하면서 받은 계약금에서 3천500만원을,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6천만원을 각각 마련해 두차례에 걸쳐 돈을 전달했고, 2006년 추석 무렵 김 후보자로부터 차용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나는 원래 친구간에도 차용증을 안쓴다"며 "시동생(김 후보자)이 `내가 하는 일이 그러니까 써주겠다'면서 웃으면서 써준 것으로, 차용증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며 은행거래 내역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유씨는 "정신이 없을 때 (차용증을) 받았고 펴보지도 않았다"며 차용증 내용 등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피했고, 차용증 원본을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잇단 요구에 "자녀 학교 준비가 덜 돼 못갖고 나왔다. 국가적으로는 이 일이 중요하지만 제게는 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형수로부터 받은 돈을 2006년 재산신고에 포함시키지 않은데 대해 "그게 실수였고, 소홀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씨가 퇴장한 이후에도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는 이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유씨는 2006년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았다고 했는데, 등기부등본상 (담보설정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위증 가능성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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