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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우연…절도범될 뻔했던 컴퓨터수리원

입력 : 2010.08.25 13:34

이름 비슷한 옆 아파트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


지난 17일 오후 울산 울주경찰서 형사과에는 절도 신고가 한 건 접수됐다.

울주군 구영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3.여)씨가 "중학생 아들이 집에 혼자 있는 사이 도둑이 들어 컴퓨터 본체를 들고 달아났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

이씨의 아들 김모(16)군은 "집 컴퓨터가 자주 고장 나 분해해놓았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부모님께 수리의뢰를 받고 컴퓨터를 가지러 왔다고 해서 내줬다"며 "어머니에게 전화해 확인해보니 의뢰한 적이 없다고 해서 도둑맞은 걸 알았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즉각 범인 검거에 나섰다. 아파트 주변의 CC(폐쇄회로)TV를 확인하고 컴퓨터수리업체를 대상으로 용의자를 찾아다녔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 아파트 근처에서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하는 이모(33)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경찰은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우연과 착각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벌어진 황당 사건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실제 당일 컴퓨터 수리를 의뢰받았다. 하지만 이름이 거의 같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아파트의 같은 호실로 잘못 찾아간 것이 화근이었다. 두 글자로 된 이름의 두 아파트가 불과 50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데다 이름마저도 뒷글자 하나만 달랐다.

마침 이씨가 방문한 그 집에도 고장 난 컴퓨터가 있었고, 집을 제대로 찾아간 것으로 여긴 이씨가 김군의 컴퓨터 본체를 받아나온 것이다. 김군 역시 컴퓨터 수리를 의뢰받았단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컴퓨터를 이씨에게 맡겼다.

경찰은 이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바로 옆 아파트의 같은 호실에서 컴퓨터 수리를 의뢰받았다는 이씨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컴퓨터를 김군에게 돌려줬으나 정작 수리를 부탁받았던 사람으로부터는 "서비스가 늦는다"며 취소를 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이씨가 부모에게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무혐의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