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과 백두산을 잇는 한반도에서 가장 크고 긴 산줄기 백두대간. 비록 분단으로 설악산까지 밖에 볼 수 없지만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생태계 보고이자, 한반도를 지지해주는 중요한 허리입니다.
그런데 이 백두대간이 2천 년대 이후 산사태로 신음하고 있는 현장을 직접 헬기를 타고 둘러봤습니다. 그 실태는 처참했습니다. 산이 두 동강 난 듯 세로로 골이 깊게 파였고, 쥐가 파먹은 것처럼 생채기가 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백두대간이 산사태로 훼손되기 시작한 건 2천년대 들어서입니다.
시간당 50mm가 넘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이 가장 안정되고 뿌리가 깊게 내린 백두대간의 훼손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2007년까지 지리산과 설악산에 집중됐던 백두대간 훼손은 2008년 이후 덕유산, 점성산, 가리산 등 주요 백두대간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기후변화를 예측케 합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70년대에 비해 2천년대 들어 산사태 면적이 3배나 늘었고, 이는 강수량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70년대에는 1년에 80mm이상 집중호우 횟수가 7회 정도였던데 반해, 2천 년 들어 2배 증가한 14회에 달했습니다.
한반도의 기후가 변화면서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이 더 늘어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자연현상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훼손이 심각하기에 정부가 대책을 세워 체계적인 기후변화 연구와 복구 노력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백두대간을 책임지는 산림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백두대간 산사태가 주로 800~1400m의 고지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복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복구가 사실상 힘들어 설악산 대청봉 부근에 생긴 스키 슬로프만한 산사태를 아직까지도 그냥 방치하고 있습니다. 복구 비용도 일반 산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듭니다. 3~5배, 아니 그 이상 복구 비용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산사태와 토석류(흙과 돌이 물과 함께 떠내려오는 현상)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인명피해와 산림훼손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은 주요한 산사태 발생 예상지역에 CCTV를 설치해 산사태 유형과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산사태 예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요? 그냥 자연 현상의 일부라고 사실상 방치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은 한반도 생태계의 중요한 터전이자 보고입니다.
백두대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반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일이 일어 날 수 있다는 예언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그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일은 하루이틀에 걸쳐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기상을 연구하는 기상청과 산림정책을 총괄하는 산림청, 그리고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모두 나설입니다. 대자연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대자연을 훼손한 것 이상으로 우리 인간세상을 파괴할 수 있다고... 단기적으로 범 정부적인 백두대간 보존 대책과 중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태계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 대응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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