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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앞에서 친환경 농업 예산 삭감

송인호

입력 : 2010.08.24 18:57|수정 : 2010.08.24 19:14

이제 막 시작한 친환경 농업···하지만 사업 중단 위기?


농림수산식품부가 친환경 농업 사업을 장려하기위해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한 사업이 있습니다. '생물학적 병해충방제 사업'인데 쉽게 말하면 농약대신 천적곤충과 미생물 농약 등을 활용해서 친환경 농사를 짓게 하자는 취지의 내용입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05~09년까지 222억원을 농가에 지원해 이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방문한 안산의 한 방울 토마토 재배 농가는 농약을 거의 안 쓰고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천적곤충과 미생물 비요 구입 비용의 50%를 지원받아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반응은 좋았습니다. 3년간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안산의 김주환씨는 농약을 안치고 작물을 재배하는 덕분에 소비자들과의 직거래가 늘었고, 농가 스스로도 자부심을 갖고 토마토 등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될 예정이라는 저의 말에 무척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는 "이제야 천적곤충 활용 농법이 정착되는 단계에서 정부 지원 없으면 자재 구입 비용 증가로 친환경 농사를 짓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안산의 다른 농가도 반응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친환경 농업 예산 삭감 이유는 4대강?>

저는 제 기사(8월23일 8시 뉴스 방영 '거꾸로 가는 친환경 농업')에서 농식품부가 친환경 농업 지원을 중단하는 이유가 4대강과 관련한 예산 증액으로 일괄적으로 15%씩 깎였다는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그의 말이 옳든 틀리든 주무부처의 담당자가 한 얘기를 기자가 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농식품부의 '생물학적 병해충 방제사업'은 일몰 예산(기한을 정해놓고 지원을 중단하는 예산)이라는 해명과 달리 계속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친환경농업과는 내년에도 52억 원의 예산을 반영해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이 예산은 전액 삭감됐습니다. 4대강 예산 증액 때문이든, 아니면 농식품부의 해명대로 중장기 R&D를 확대하기 위해서든 예산이 삭감된 것은 맞는 사실이죠.

<천적곤충 등 친환경 농업 사업은 정착단계인가?>

농식품부는 제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천적병해충 방제 지원 사업이 정착단계에 접어들어 농가에 대한 소모성 예산은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천적곤충을 활용한 친환경 농업 비율은 ‘09년 기준으로 5%에도 채 미치지 못합니다.

농식품부 말대로 지금까지 국고를 지원받은 농가 수는 8,700여 농가에 불과합니다. 농식품부 스스로도 사업 중단시 2013년까지 친환경농업 육성목표인 10% 달성이 어렵고, 화학농약 사용증가로 안전농산물의 생산에 제약에 있을 것으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착단계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고 보급되려는 단계인 겁니다.

네덜란드나 서구 유럽의 경우 천적곤충과 미생물 비료 등 친환경 자재 사용 비율이 50%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친환경 농업과 관련한 정책을 중요시하는 겁니다. 농식품부도 천적곤충을 비롯한 곤충시장 활성화 방안과 관련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과정에서 농가 지원 예산을 소모성 예산으로 분류해 전액 삭감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얘기입니다.

기사가 나가자 농식품부의 주요 관계자들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4대강 예산 때문에 친환경 농업 예산이 삭감됐다"는 말을 한 농식품부 관계자가 대체 누구냐는 거죠. 4대강 발언을 한 공무원 누구인지 찾아내려고 골몰하기보다는 농식품부가 기사의 취지를 한번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