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에게 고개숙인 조현오
지난 20일 오후 3시쯤, 천안함 유족협의회 유가족 19명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천안함 유족 비하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듣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았습니다.
지난 3월 전경과 지휘관을 상대로 특강에 나선 조 내정자는 천안함 유가족을 '동물'에 빗댄 발언을 했고,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조현오(당시 서울경찰청장) : "국민들도 선진국 국민이 되려고 그려러면 슬픔을 승화시킬 줄 아는,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아는 그런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중략) ...OO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저는 언론에서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천안함 유족 측은 지난 15일 조 내정자의 공개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20일 오후, 오랜만에 보는 유가족들의 모습... 어둡고 슬프고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유가족협의회와 조 내정자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서 10분가량 공개면담을 한 뒤 오후 3시 15분부터 1시간 4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습니다.
공개면담에서 조 내정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표현은 유족들의 비통한 마음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아니었고, 희생 용사들에 대한 경건한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격조 높게 이어가기 위한 바람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비공개 면담이 진행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1층 로비에서는 각 언론사 취재진들이 비공개 면담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안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유족들의 심정은 어떤지.. 그리고 사과를 받아들일 건지 물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생각해보았습니다. 조 내정자의 발언을 들은 뒤 유족들이 기분이 어땠을까..
1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의 흐른 뒤.. 유가족들이 드디어 면담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비공개 면담에서 조 내정자는 인사청문회가 끝나는대로 천안함 장병들이 안치된 현충원에 가서 직접 참배하고 사죄하겠다며 유가족에게 약속했고, 유가족 협의회는 조 내정자가 참배 약속을 지킨다면 더 이상 공식적인 사퇴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조 내정자가 눈물을 흘리는 등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로 천안함 유가족들의 화 난 마음이 모두 가라 앉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 유가족들 내부에서도 더욱 강력하게 사과를 촉구하는 강성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내부 의견을 조율한 뒤 '더 이상 공식적인 사퇴 촉구를 하지 않고, 이 문제에 대해 묻지 않겠다'는 하나된 입장을 내놨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논의한 뒤 내놓은 결정이겠죠.
그들은 인터뷰 도중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인 가족으로서의 명예로 인해,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조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 내정자는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그리고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서, 경찰로서.. 명예를 생각하며 모든 행동과 발언에 신중을 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그동안 많은 논란과 의혹을 낳았던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도 오늘 깨끗하고 명쾌하게 밝혀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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