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 이명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서 집권 후반기 구상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세에 대한 제안을 비롯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개념을 제시했고, 개헌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보도들은 담화 내용만 전달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 긍정적인 해석을 하는데 급급할 뿐, 담화의 정치적 맥락을 헤아리는데는 미흡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여타의 정치 뉴스에서 과도하게 정치적 배경을 분석하던 것과는 아주 판이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8월 15일 SBS 뉴스는 광복절 경축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첫 소식부터 연속으로 세 꼭지를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신종플루 보도 때문에 뉴스 가치가 뒤로 밀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들을 자세히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뿐, 이것이 가져올 파장이나 그 배경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습니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개념은 이미 지난 8월 12일 보도에서 이미 제시된 적이 있는 개념이었습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 밝혔던 내용입니다. 또 뉴스의 세 번째 소식에서는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 통일세 신설에 대한 취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보도에서 SBS 뉴스는 단지 야당과 친박계 여당 의원의 반응만을 간략하게 간접 인용함로써 뉴스의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이날 경축 행사는 복원공사가 끝난 광화문 뒤편 경복궁에서 행해졌는데, 이명박 대통령 담화 소식에 이어 광화문 복원공사와 관련해 두 꼭지가 연계되어 전해졌습니다. 이 보도들은 '민족적 자긍심'이나 '영욕의 역사'와 같은 감정적인 기호들과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등 민족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들은 본의 아니게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세와 관련한 입장에 과도한 힘을 실어줄 우려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지난해와는 달리 한복을 입고 경축행사를 하는 모습이나 광화문 복원과 관련된 영상들은 민족적 정서를 자극할 만한 것이어서, 통일세 제정과 같은 중차대한 논의가 자칫 민족적 감성에 이끌려 냉정하고 차분하게 전개되지 못할 우려가 있습니다.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대통령이 주요 담화를 발표하고, 언론이 이를 주요 소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일반적인 보도 관행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긍정적이거나 무비판적으로 담화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정치 보도가 지녀야 할 비판적 기능을 간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 곡물가가 폭등하면서 우리 곡물의 수요가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8월 13일 SBS 뉴스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곡물 신났다'라는 헤드라인으로 마치 우리 농업이 활기를 찾은 것처럼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도는 우리 농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간과한 것이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8월13일 SBS 뉴스는 우리나라의 곡물 수요가 상승하고 소비자들의 국내산 식품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국내 곡물과 가공식품들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6일과 12일의 보도를 접한 시청자라면 이 보도에 대해 혼란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먼저 8월 6일 SBS 뉴스는 '곡물수출 전면중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러시아의 산불과 세계의 이상 기후에 따라 밀을 위시한 곡물들의 생산 저하로 국제곡물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곡물 생산의 저하는 전세계적으로 곡물과 연계된 가공식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물가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또 8월 12일에도 경제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국제 곡물가 상승과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불안 등이 복병으로 남아있어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에 적지않이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13일자 보도에서 갑자기 국내 곡물 수요상승이라는 부분적 긍정효과만 호재로 보도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반된 보도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국내외 곡물상황에 대한 인식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날 SBS 뉴스가 희망적으로 보도한 내용과는 달리, 실제 현상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쌀을 제외하고 매우 낮은 수치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곡물에 대한 희망적 보도는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데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8월13일 보도에서는 마치 우리 농업이 크게 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처럼 시사하고 있지만, 실상 우리 농업은 장기간 구조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다수의 농민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밀과 같은 일부 품종의 생산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오히려 우리 농업과 농촌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을 희석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농업 관련 보도는 작물의 피해를 전달하거나, 수확의 모습을 전달하고, 특용 작물의 경제성을 보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보도경향은 곡물의 생산과 소비에만 주목한채, 농업 분야나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구조적으로 보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언론은 일부 곡물의 작황들에 대해 피상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농업 분야 전반의 위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SBS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서 농업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측면에 보다 더 높은 관심을 기울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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