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 대학생 블로거가 멕시코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잔혹한 동영상과 사진을 블로그에 잇따라 올리면서 언론 윤리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인터넷 사이트인 '블로그델나르코'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 사이트에는 마약폭력으로 숨진 희생자 사진과 동영상 등 수백건의 자료가 올라오고 있다.
자료 중에는 무더기로 참수당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살해, 구타, 조직원 심문 등 유혈 낭자한 자료들이 게시돼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멕시코 유력언론도 갱단의 위협때문에 마약폭력에 관한 상세한 보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사이트가 내놓은 자료는 가히 충격적이다.
유명 팝스타가 마약업자 딸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진이나 경찰이 숨진 희생자들을 놀리는 자료 등은 마약과의 전쟁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법당국도 이런 자료를 수사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자료 자체가 워낙 잔혹한데다 대부분의 자료가 갱단이 제공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공적기능을 수행해야 할 언론의 책임을 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언론인 보호위원회의 카를로스 라우리아는 최근 AP통신에 "대중매체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일반 대중에 봉사해야 한다"며 블로거가 언론인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아무런 윤리적 고려없이 자료를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이트를 운영하는 블로거는 특정 그룹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멕시코에서 갱단 폭력과 관련된 보도가 사실상 제한된 상황에서 폭력의 참상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블로거는 멕시코 북부지역의 한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갱단의 협박 등을 고려해 블로그는 한 미국회사에 등록돼 있으며, 운영 비용도 신용카드가 아닌 은행 예금으로 지불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