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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175cm·명문대 졸 정자 구합니다' 아이아빠도 고른다

김도식

입력 : 2010.08.15 12:20|수정 : 2010.08.16 11:34

정자은행 고객의 55%가 독신여성, 동성애자…'연예인, 운동 선수 닮은 기증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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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기 아빠도 고르는 시대입니다.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지만, 미국에선 정자은행이 아주 활성화돼 있습니다. 동성애자가 주 고객입니다. 특히 연예인을 닮은 기증자의 정자가 인기가 높습니다.

LA 김도식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최대의 정자은행 캘리포니아 크라이요 뱅크, CCB입니다.

건물 안에는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커다란 컨테이너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섭씨 영하 196도의 저온에서 정자를 영구 보관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스코트 브라운/CCB 홍보국장 : 손이나 다른 신체를 담그면 바로 얼어버릴 정도로 찹니다. 그렇게 정자를 보호하는 거죠.]

기증자들로부터 돈을 주고 산 정자는 '바이얼'이라는 용기에 담겨 정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팔려나갑니다.

정자를 기증하려면 키 175센티미터 이상, 나이는 19세 이상, 39세 이하여야 합니다.

대부분 명문대 재학생 또는 졸업자입니다.

이처럼 엄격한 기준에다 질병 유무를 6개월에 걸쳐 확인하기 때문에 천 명의 기증 희망자 중 불과 9명 정도만 낙점될 정도로 정자 기증의 문은 좁습니다.

[캐피 로스먼/CCB 창립자 : 기증자 모두 건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족 3 대에 걸쳐 유전 질병이 없어야 합니다.]

CCB가 정자은행을 시작한 것은 1975년.

지난 35년 동안 정자은행의 고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고객의 100%가 불임부부였으나 지금은 절반이 넘는 55%가 독신 여성, 혹은 여성 동성애자입니다.

[캐피 로스먼/CCB 창립자 : 나이는 35~36세,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매력적이지 만 마음에 드는 남자를 못 찾은 거죠. 아이는 갖 고 싶고.]

정자 기증자, 즉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밝히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정자를 사가는 사람도 대부분 태어난 아기가 출생의 비밀을 모르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경향도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군지 알고 싶어하는 경우도 많아서 전화나 편지를 주고 받거나 직접 만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기증자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 대신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누구를 닮았다는 식으로 간접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 서비스가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CCB가 보유한 한국인 정자 기증자는 11명.

이 중 한 명을 골라보니 배우 팀 강이나 야구선수 최희섭을 닮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스코트 브라운/CCB 홍보국장 :  '내 생물학적 아버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할 때 (배우) 벤 애플렉이나 최희섭 같은 이의 사진 을 볼 수 있으면 훨씬 잘 와닿는다는 겁니다.]

CCB의 정자를 통해 태어난 아기는 지금까지 6, 7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부부 사이의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가 될 사람의 외모와 학벌 등을 골라서 태어난 아기들.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한 윤리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독신 여성과 동성애자가 늘면서 정자 은행을 통해 태어난 '맞춤 아기'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