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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한국 경제에 암초

정명원

입력 : 2010.08.13 09:17|수정 : 2010.08.13 09:20


세계 경기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연중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에 대한 낙관론이 증시에 퍼질 때인 지난 4일 "낙관론을 수긍하기 어렵다" 며 전해드렸던 우려들이 생각보다 빨리 시장에 영향을 줬습니다. (취재파일 '코스피 최고치와 더블딥' 참고)

☞ 취재파일 '코스피 최고치와 더블딥' 다시보기

국내 증시는 물론 수출 호조로 상반기 10년만에 최고 성장률인 7.6%를 기록하며 잘 나가던 한국 경제에도 여기 저기서 태클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한때 1800선을 내다보던 코스피 지수는 이제는 1700선 붕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급락하면서 172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는데요. 2분기 실적 호조로 지난 한 달 동안 상승했던 폭을 최근 사흘간 조정으로 모두 반납했습니다. 코스피 지수 하락 폭 36포인트는 석달 여만에 가장 큰 낙폭입니다.

증시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들이 석 달만에 최대규모인 5천 4백억원 이상 주식을 팔면서 하락을 이끌었기때문입니다. 특히 세계 경기둔화 우려로 실적 감소가 예상된 삼성전자 등 대형 IT 주에 대해 집중적인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반도체 호황을 이끌었던 D램 현물가격이 세계시장 수요감소 걱정으로  2분기 이후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2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에서 강도높은 추가 부양책이 나오거나 중국이 긴축 고삐를 풀지 않는다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나 증시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줄고 있는 상황인데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로 유가가 들썩이고 있고, 러시아의 곡물수출 중단으로 곡물 가격까지 급등해 물가 상승 압력은 물론 원자재 수입기업들의 비용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기조 역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가계의 이자부담을 늘리는 요인인데요.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 금리를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동결하긴 했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의 발언 수위나 내용을 보면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이란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고 봐야합니다.

김중수 총재는 경제 성장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기보다 물가안정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현재의 낮은 금리 수준이 적절치 않다고 말해 이른면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실제 금리결정 이후 나온 발표문을 봐도 그동안 경기부양을 뜻하며 사용해 온 '금융완화기조 유지'라는 문구 가운데  '유지'라는 단어가 빠졌습니다. 김 총재는 금리인상으로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나 가계도 있겠지만, 물가안정은 저소득층 생활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최소 0.5%P에서 0.75%P까지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오르고, 물가가 높아지고, 금리까지 오르는 이른바 '신3고(新 3高)' 현상이 한국 경제를 포위하고 있는 형국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