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로서 장한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제자로 받아들이는 것을 흔쾌히 수락했죠."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80)은 평소 제자를 받지 않는 걸로 잘 알려졌지만 장한나에 대해서만큼은 애정이 각별하다. 마젤 자신이 만든 미국 캐슬턴 페스티벌에 장한나를 초대하고 그에게 오페라를 지휘할 기회를 주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1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한나를 제자로 받게 된 이유를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애제자인 장한나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하는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에 조언자(Musical Advisor)로 참가한다. '앱솔루트 클래식'은 지휘자의 길에 들어선 장한나가 청소년 음악도를 대상으로 특강과 마스터클래스, 오케스트라 지휘를 펼치는 관현악 축제.
마젤과 장한나의 사제 인연은 장한나가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을 지휘한 영상을 작년 4월 마젤에게 보내면서 시작됐다.
"그 영상을 통해 장한나의 지휘자로서의 재능을 충분히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지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죠. 그 이후 장한나는 제가 오케스트라와 연습할 때 참관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죠. 대부분은 그런 요구를 거절했지만, 장한나는 지휘자로서의 재능이 충분해요."
마젤은 "재능은 음악 경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지 않는 것은 바로 자신의 인생을 배신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어린 나이에 세계적으로 유명 인사가 되면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받아 다시는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나와 장한나는 이 관문을 통과했다"며 웃었다.
그는 '앱솔루트 클래식'에서 국립경찰교향악단과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14일),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베버의 '오베론' 서곡(20일)을 지휘하는 동시에 장한나의 지휘를 코치하고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젊은 음악도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장한나와 세대 차이는 없느냐는 질문에 마젤은 "원래 어린 아이들은 부모와는 잘 못 지내도 조부모와는 잘 지낸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마젤은 '앱솔루트 클래식' 이전에 예정됐던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가 취소된 것과 관련해 "아쉽지만 덕분에 '앱솔루트 클래식'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6월 초께 주최 측에서 '투란도트'를 지휘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어왔어요. 갑작스러웠지만 8월 한국에서 '앱솔루트 클래식'에 참여하기로 이미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그러겠다고 했죠. 오페라가 성사됐으면 좋았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한국의 젊은 음악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네요."
그는 "'앱솔루트 클래식'을 통해 한국의 음악도들이 세상과 어떻게 호흡하는지 확인하는 한편, 캐슬턴 페스티벌에 참가할 한국 음악가를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