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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다시 오르는 금값, 디플레 우려속 인플레 망령도 떠돈다

입력 : 2010.08.11 14:21


경제인사이드-이석진 동양종금증권 AI전략팀 연구위원

오늘은 미국 경기둔화 뉴스로 하락했지만, 최근 자산시장은 '우려 속 조심스런 상승'이 펼쳐지고 있다. 주요 증시도 그렇고, 유가와 금 등도 좁은 구간에서의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서 우려 속 조심스런 상승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최근 미국의 개인소비, 고용지표, 선행지수 등이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주면서 경기둔화 전망이 높아졌지만 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추가경기부양 가능성이 높아진것이 오히려 자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FRB가 경기둔화와 디플레이션 위협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추가경기부양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8월 자산별 상승률을 보면 선진국 주식과 금, 원유 등이 1~2% 상승한 반면 상해 증시는 7월 급등 후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특이한 점은 단연 곡물시장의 움직임인데 러시아의 이상고온과 산불 등이 겹치며 생산량 급감이 예상됨에 따라 밀과 보리 등 곡물가격의 급등과 급락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정부의 수출금지 조치가 이를 더 부추겼다. 밀가격은 7월초 부셸 당 6달러에서 지난 주 8달러 위로 치솟았다가 현재는 다시 7달러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가격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2008년 이후 다시 우려되고 있는 애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은 말 그대로 Agriculture와 Inflation의 합성어이다. 농산물 가격급등이 생활물가 상승을 부채질하여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2008년 상반기가 이런 경우로 국제유가상승과 글로벌 경기 확장이 맞물려서 곡물가격이 무차별적으로 상승했다. 전년 후반기부터 9개월 남짓 기간동안 옥수수는 135%, 밀은 250% 상승했고, S&P GSCI 곡물지수도 이에 따라 55%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정책금리를 줄줄이 인상하여 인플레이션 잡기에 혈안이 되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2008년 상반기에 전년대비 5%를 돌파하며 주식시장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잠잠하던 곡물가격이 최근 기상이변, 상대적 규제완화, 정보 비대칭성 등으로 인해 개별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다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애그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과해 

2008년 당시와 결정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한 가지를 간과해서는 안되는데 바로 국제유가의 역할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애그플레이션의 전제조건이다. 2008년에는 국제유가의 급등이 있었고 캐리 트레이드의 활성화로 인한 금융투기 세력들의 상품거래도 급증하여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어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하지만 2010년 국제유가는 예년과 달리 낮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중 고점과 저점의 폭이 20달러도 채 안될 정도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대체 에너지의 수요가 높지 않아 옥수수와 콩 등 농산물 수요증가 기미 역시 높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2008년에 보인 연쇄적 곡물가격의 무차별 상승을 점치기는 이르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경기변동과 곡물가격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점 역시 최근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과하다고 보인다.

평균유가 80달러의 'New Nomal'

경기둔화 움직임에도 국제유가는 배럴 당 80달러를 회복하는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앞선 조정에서도 계속 70달러 지지선을 지키면서 조금씩 저점을 올리고 있어 급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단기적으로는 80달러를 사이에 두고 다시 한번 힘겨루기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유가는 평균유가 80달러라는 '새로운 기준'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라고 보인다.

현재까지 2010년 국제유가(WTI)의 평균가격은 78.1달러를 형성하고 있는데 2008년의 이상현상을 제외하면 매년 평균가격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역시 'New Normal'가격인 80달러 대 안착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에 모두 강한 금 가격

금은 인플레이션에 강하다. 인플레이션일때는 화폐가치가 하락하기에 실물자산인 금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그런데반대로 디플레이션인 경우에도 금값은 상승한다. 물가가 하락하는 경우는 정상적인 상황과 거리가 먼, 경제상황이 혼란한 시기에 찾아온다.

따라서 금융을 토대로 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확률이 높으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더욱이 디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정책당국의 인플레이션 용인정책을 부추겨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점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값의 강세를 설명해준다.

주식시장 기준의 가치판단으로는 금가격의 적정가 측정 불가

최근 적정 금 가격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 가격이 버블영역에 들어섰다는 약세론자들의 주장근거는 금의 현실적 가치에 대한 과대평가에 있다. 현실적으로 금의 효용성은 높지 않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 주식, 채권 등은 배당금과 이자 등을 창출하지만 금은 아무것도 창출하지 못해 생산성이 낮다는 점이 핵심이다.

문제는 금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요소 중 생산성과 효용성은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금은 장신구 수요, 각국 중앙은행들의 보험적 수요 등 다양한 요소들로 가격이 형성된다. 따라서 이러한 '주식시장 중심의 가치판단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금의 적정가격을 찾을 수 없다.

금가격,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아 상승추세는 유지할 것

금 가격의 가치판단 기준은 시장의 안정 또는 혼란여부에서 찾아야 한다. 경제환경의 혼란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써 Misery Index를 들 수 있다. 실제로 미저리 지수의 흐름과 인플레이션 조정 후의 금 가격 추이를 보면 매우 유사함이 발견된다.

이와 더불어 금의 가치평가를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다른 자산과의 역사적 비교평가를 들 수 있다. 우선 다우지수를 금 가격으로 나누는 다우-금 Ratio는 1970년 이후 1.5배에서 45배까지 광범위하게 나오고 있다.

역사적 평균은 13.4배이며 현재는 9배 수준을 보이고 있어 역사적 평균에 비춰 금이 약간 고평가된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비교수단인 국제유가를 보면, 금 가격을 국제유가(WTI)로 나눈 Gold-Oil Ratio는 역사적 평균 정도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1973년 이후 27년간 평균치는 15.7배이며 현재는 16.2배를 기록하고 있어 두 자산 모두 서로에 대해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자산간 비교를 통해서도 현재로서는 금 가격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결정적 근거가 부족하다.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논란이 계속되는 한 금값의 안정적 강세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판정 나는 순간이 금값의 꼭대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www.SBSCN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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