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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적 시각... 그 불편한 진실

남승모

입력 : 2010.08.10 17:44


카이사르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 본다." 요즘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내정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갑론을박도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김태호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가장 먼저 발끈하고 나선 쪽은 친박계다. 이른바 '박근혜 대항마'로 무늬만 친박인 김 후보자를 내세웠다는 비판이다. 40대 젊은 총리를 차세대 리더로 키우기 위해 이재오라는 정치 조교를 붙였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논란은 정운찬 총리 지명 때도 똑같이 나왔다. 다시 말해 총리 지명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사실 정치인이 대권주자로 체급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공직 진출을 통한 대국민 인지도의 견인이다. 이 중에서도 총리만큼 매력적인 자리는 없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자리'니 '대통령을 위한 방패막이'니 해도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에게 국무총리는 "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 만큼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주류의 총리 카드는 번번히 친박계로부터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동반자 관계 선언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불편한 관계가 이를 대변한다. 이 문제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친박측의 입장을 감안하면 친이측의 노력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친이계의 눈에서 보자면 박근혜 전 대표도 대권 주자의 한 사람일 뿐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부담스러운 대권 주자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런 만큼 분명 박 전 대표를 뛰어넘는 친이계의 주자가 나서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러 대권 주자를 키우자는 모든 논의를 박근혜 전 대표 견제용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비약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우수한 후보군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집권을 목표로하는 '한나라당'에게 결코 나쁠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친이도, 친박도 서로 처한 위치에서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고 있는 셈이다. 아니 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논리를 공고히하기 위해 관련 근거들을 모으기에 분주해 보인다. 자신의 시각에서 남을 재단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분법적 대립구조에 언론도 한 몫을 한다. 개각이나 전당대회 같은 큰 일이 있을 때면 늘 양 계파의 시각에 모든 일을 대입해 해석하고 분석한다. 그럴 수록 합의점은 멀어진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개각에 대해 한 언론이 내놓은 논평을 잊을 수 없다.

정확한 문구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번 개각을 둘러싼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분명한 사실은 이번 개각이 1) 박근혜 견제용 2)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밀어붙이기 의지 천명'라는 것이었다. 이 논평에 동의하는 사람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 논평인 만큼 해석이나 의미 부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사실관계인 것처럼 포장해서는 안된다.

위 논평에 결코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나타낼 생각은 없다. 이와 정반대의 사례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생각나는 것이 그것이어서 예를 든 것일 뿐이다. 다만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사안을 한 쪽의 시각만이 사실인 것처럼 호도해선 안된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 특히 언론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가 비단 이 논평을 낸 언론사에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 ·협력 ·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의 총칭'이다. 정의만 봐도 태생적인 갈등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갈등을 없앨 수 없다면 최소화라도 해야한다. 한쪽 시각만 가진 사람은 한 쪽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각자 제한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하면 모든 방향을 다 볼 수 있다.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전제는 결국 신뢰다. 지도자가 이뤄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