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여당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이 재보궐 선거와 관련된 보도가 지나치게 한 후보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은평을 지역의 이재오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보도입니다. 선거에서의 승리를 근간으로 하는 '경마중계식' 보도도 문제지만, 국회의원 선거를 주연과 조연으로 나누어 마치 드라마처럼 보도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28일 SBS 뉴스는 재보궐 선거 결과를 예측하면서 이제오 후보의 복귀 여부를 이후 정국 흐름의 분기점으로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물론 현실 정치에 있어서 권력의 세기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한 정치인에 초점을 맞추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의회제도의 지역별 대표성이 가지는 평등적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보도에서는 '왕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사용해서 마치 대통령제를 봉건적 권력관계와 유사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도는 현실정치에 대한 맥락을 시청자들에게 잘 짚어줄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의회정치가 가지고 있는 민주적 정신과는 반대되는 것입니다.
29일 뉴스에서는 이재오 후보의 당선을 과도하게 극적으로 보도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뉴스에서는 "18대 총선 낙선의 나락에서 2년 만에 다시 살아 돌아 왔다"고 표현하며 그의 국회의원 복귀를 마치 영화의 주인공의 귀환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이어지는 보도에서는 다시금 '돌아온 왕의 남자'라고 표현하면서 이재오 의원 중심의 극적인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보도는 '영웅의 귀환과 그로 인한 갈등의 부활'이라는 일종의 신화적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듯이 정치 뉴스를 보도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사소한 것으로 만들거나 정치가 추구하는 본질적 측면을 왜곡할 우려도 있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 보도에 있어서 SBS는 전반적으로 이재오 후보 중심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구조'를 근간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런 보도는 우선적으로 재보궐 선거가 지니는 다양한 의미들을 권력적 의미로 축소했다는 비판을 가할 수 있고, 나아가 의도적이지 않게 특정 정치인이 권력의 중심인물로 상징화되게 되는 역설적 게기로도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정치 시대에 방송 뉴스에서 주인공으로 묘사되는 것은 인지도나 이미지에 있어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이런 보도는 실제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하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언론의 공정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치인과 선거와 관련된 보도에 있어서 보다 '냉정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으로 건너온 결혼 이주 이민자 여성이 결혼 일주일 만에 끔찍하게 살해되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SBS 뉴스의 보도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심층적 접근보다는 피상적 접근이나 사실 전달에만 그치고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7월 9일에 정신 병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 남편에게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 불과 일주일 만에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SBS는 당시에 이 소식을 전하지 않고, '위장결혼으로 베트남 여성을 입국시켜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한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후 7월 19일에서야 아침 종합뉴스에서 유가족들의 모습을 전하면서 사건을 보도했고, 8시뉴스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엉터리 국제결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지시한 부분을 부분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로 채택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언론사는 독자적인 편집권을 가지고 나름의 뉴스의 가치를 부여하여 편성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정 뉴스 아이템을 채택하고 않하고는 언론사 재량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뉴스를 보면 이 사안에 대한 SBS의 의제 채택이 다소 뒤늦은 감이 있어 보입니다.
SBS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이 있은 다음날인 7월 20일에야 베트남 신부 추모회견과 관련된 보도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경찰의 단속이나 정부의 정책 이전에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다문화 사회를 이루려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마무리 멘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는 우리 국민들의 다소 강한 단일민족으로서 민족주의 경향에 대한 우려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향된 시각 등 심층적 후속보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9일 보도에서베트남 이주 여성이 고국에 있는 부모와 화상통화를 하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 역시 다분히 홍보성을 띤 정부 이벤트를 단순히 중계 보도하는 양식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SBS 뉴스의 의제가 여전히 수동적이고 심층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가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결혼 이주 여성과 관련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는 대책마련을 지시하고, 문제가 있는 결혼정보 업체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였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럴수록 언론은 단지 정부의 전시행정 이벤트를 쫒기 보다는 사회 시스템과 국민의 인식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보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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