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방송 뉴스 '거리'란?

조제행

입력 : 2010.08.02 19:23


인천경찰청 광영수사대가 의뢰를 받고 각종 서류를 위조해 준 일당 백여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이 검거한 사람들은 모두 의뢰자였고, 정작 위조를 해 준 사람은 중국에 있어 검거하지 못했습니다.

이 검거가 보도거리가 되는 것은 위조를 의뢰한 사유가 구구절절했기 때문입니다.

위조가 가장 많았던 대학 졸업장과 토익 성적 위조 의뢰자 대부분은 입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도 입사를 위해 스펙 고민을 안 해 본 바 아니어서, 취업 경쟁은 날로 높아지고, 기대만큼 성적은 오르지 않아 답답할 때 어디서 위조라도 하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죄의 잘잘못을 떠나 의뢰자의 심정은 저에게도 통한 것이지요.

그 다음이 회사 승진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위조한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과시용 또는 지인이나 가족을 속이기 위한 위조도 있었습니다.

이를 테면 대학에 떨어졌지만 합격했다고 거짓말해서 등록금을 받아 탕진한 철없는 20대 초반의 여성도 있었고, 행정고시 합격증을 위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찰이 행정고시 합격증을 왜 위조했냐고 물었더니 합격증을 벽에 붙여놓고 공부하면 열심히 할 것 같았서였다고 대답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하지만 이 건은 방송 뉴스거리로는 적합하지 않은 면도 있었습니다.

내용상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끌만큼 재미있었지만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만큼 촬영 그림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장에서 촬영 가능한 것은 위조한 서류들, 경찰 브리핑,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의 전화 녹취, 위조를 위해 개설한 사이트 스케치 정도였습니다.

방송 뉴스가 되려면 실제 의뢰자를 만나 구구절절한 사연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화 인터뷰 이상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판단은 저의 몫이 아니기에 저는 뉴스 거리는 된다고 안에 보고 했고,  선배들은 뉴스를 하자고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도 자체는 매우 기술적(?)으로 처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