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 목함지뢰 사고 현장에 갔다왔습니다.
사고가 난 곳이 민간인출입통제지역이라 군의 협조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곳곳에 미확인 지뢰들이 매설돼 있어 군에서 정해준 길로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는 사고 당시 충격을 말해주는 몇가지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풀잎에 혈흔이 묻어있었고 주변 토양이 검게 그을려 있었습니다.
숨진 남성의 유품도 남아있었습니다.
신고 있던 검은 군화 뒤쪽이 너덜너덜하게 찢겨 있었는데요,
지뢰를 발로 밟은 것인지,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발쪽에 큰 충격이 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지뢰의 위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놀랍고 끔찍했습니다.
나무필통만한 그 작은 것이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는게 보고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도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사고가 난 민간인들은 왜 출입이 금지된 민통선 안에 들어가 있었을까요?
민통선 안은 출입증을 받은 일부 주민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해가 지면 그마저도 허용이 안됩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민간인들은 출입증을 받은 적이 없는데다, 해가 지고도 시간이 한참 지난 밤 11시까지 민통선 안에 있었습니다.
연천 지역 주민들 말이 민통선 주변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샛길이 있다고 합니다.
그 길로 우회해서 들어가면 민통선 안을 쉽게 드나들 수 있다고 합니다.
군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일부 민간인들이 낚시를 하러 그 샛길을 통해 민통선 안팎을 왔다갔다 하는데 알고는 있지만 도무지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알고도 단속할 방법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군도 한심하고, 지뢰가 매설된 민통선 안을 겁없이 왔다갔다하는 낚시꾼들도 답답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임진강 주변에 있는 야영객들을 봤습니다.
군에서 사람이 나와 북에서 지뢰가 떠내려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해도 내일이 아니라며 무시하는 야영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고는 늘 예고없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지켜야 하는 건 지키면서, 스스로 안전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