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엔 더 덥게, 추울 땐 더 춥게...
사건팀 기자의 비애죠. 제가 추위 스케치에 관한 취재후기를 한번 썼었죠. 뼛속까지 스미는 한겨울 칼바람에 꽁꽁언 한강 배타며 건넜던 일 말이죠..
그런데 겨울은 옷을 두텁게 입으면 되는데요, 여름은 어떻게 합니까.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저는 '더위 스케치'가 가장 힘듭니다.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한 낮에 아스팔트에 피어오른 열 아지랑이 취재하기, 뜨거운 공사현장에서 용접작업하는 분들과 만나기도 하고요,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집에서 삼계탕 드시는 분들과 인터뷰도 합니다.
물론 더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부러 더운 곳만 골라 취재하려니 왜 그렇게 억울한지요.
저도 덥지만, 10kg 넘는 무거운 카메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영상기자는 말할 것도 없이 덥지요.
사건팀 기자의 여름나기는 '더위와 정면으로 맞서기 작전' 입니다.
◆ 열대야 피하기 대작전
이렇게 더운 날에 야근을 하면, 꼭 '열대야' 기사를 써야합니다.
거의 매일 열대야 취재를 하다보면 아이디어는 고갈되기 마련..
영상기자와 아이디어 회의를 한참을 거칩니다.
"뭐 좀 특별한 곳이 없을까..?" 짧은 밤 시간 안에 움직여야 하니 먼 곳으로 이동하긴 쉽지 않고 말이죠.
그렇게 찾은 곳이 한여름밤 더위를 '이열치열'로 이기려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여름밤에 러닝머신과 씨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바로 헬스클럽이었습니다.
'과연 이 더운날 밤에 헬스클럽에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헬스클럽에 들어서자 땀냄새가 훅~하고 코끝을 찔렀습니다.
땀이 비오듯 흘러 보는 저는 '정말 덥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운동하시는 분들의 표정은 밝아보였습니다.
더운 날일수록 이렇게 땀을 흘려야 몸도 가벼워지고, 개운하고 잠도 잘 온다고 하시더군요.
더운 낮을 피해 야심한 밤에 마트를 찾은 사람들도 있지요.
실제로 열대야 기간에는 밤에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30% 정도 는다고 하네요.
서울 상암동의 대형마트에 가 봤는데요, 12시가 가까운 시각에도 50여 명이 넘는 분들이 장을 보러 오셨습니다.
대부분 낮 시간에는 너무 덥고, 열대야 때문에 잠이 안와서 시원한 마트를 오셨다고 하네요.
◆ 시원하게...차갑게...
서울 도심 속 얼음궁전을 찾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부는 영하 5도라서 두터운 점퍼와 장갑까지 입고 들어가야 하는데요,
안쪽엔 얼음세상이 펼쳐집니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피아노와 탁자에 침대까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다 못해 소름끼치도록 차갑게 보낼 수 있겠죠?
가족과 연인들, 또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름 시즌에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무더위. 시원한 계곡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물론 서울 근교로 나가거나, 저 멀리 나가면 좋은데.. 평일이나 짧은 주말에 나가기 힘드실텐데요...
그래서 서울 속 물놀이 명소를 안내합니다.
북악산 백사실 계곡을 먼저 소개할게요.
서울 종로구 도심에서 세검정쪽으로 들어가면 서울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깨끗한 계곡이 나오는데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가 살고 있다고 하네요.
물론 1급수 생태계곡이라 물에 몸을 담그거나 할 수는 없지만요, 시원한 숲속에 흐르는 계곡물에 손만 담가도 무더위가 날아갈 것 같답니다.
서울의 계곡하면 우이동 계곡도 빼 놓을 수 없겠죠?
이 외에도 관악산 계곡, 수락산 계곡...
또 취사와 야영이 가능한 청계산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도 있습니다.
한동안 무더위가 계속된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무더운 여름날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계곡도 좋고, 수영장도 좋고, 이열치열.. 땀흘리기도 좋죠.
하지만 무엇보다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여름 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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