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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왜 선거에 졌을까?

박진호

입력 : 2010.07.29 18:55|수정 : 2010.07.29 18:58

7.28 재보선 표심분석


자료를 따져보니 지난 1999년 6월 이후, 12번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재보선의 특성으로 볼 때, 항상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99년 3월에 치러진 2석 짜리 재보선에서는 당시 국민회의-자민련 집권당이 이겼지만 이 곳은 원래 당시 여당의 텃밭 지역이었죠.

이걸 빼면 무려18번 내리 여당의 승리는 없었던 셈임니다.

지방선거 완승한 야당에 '逆 견제심리'

하지만 이번엔 '지방선거 완승 직후'라는 시점이 민주당에게는 화근이었습니다.

지방권력의 급격한 교체를 지켜본 보수성향, 안정층 유권자들이 '逆 견제 표'를 던지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딱 좋은 시점인 것이죠.

'높은 투표율 = 야당 유리' 공식 깨져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게 유리하다'는 오랜 등식이 깨졌습니다.

같은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2006년 7월 재보선보다 투표율이 9.3%P나 높아지자 민주당은 내심 막판 역전극을 기대했습니다.

실제 득표율이 선거 전 여론조사 지지도보다 높을 때, 그 격차를 여의도에선 '숨은 표'라고 부릅니다.

6.2 지방선거에선 야당의 숨은 표가 5~15% 포인트에 달했고 최근 2번의 재보선에선 4 ~7% 였습니다.

하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은평 을과 충북 충주의 결과는 오히려 사전 여론조사 때보다 10%P 가까이 더 벌어졌습니다.

야당이 기대했던 이른바 '숨은 표'가 뚜껑을 열어보니 중·장년 여당 지지층의 결집표였던 것입니다.

보수층 결집 '여당 숨은 표의 위력'

휴일이 아닌 평일에 치러지는 재보선의 특징상, 야권 지지층이 많은 2,30대, 또 40대 유권자들은 직장 근무 등으로 투표장에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투표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야당의 기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중.장년, 노년층 유권자들이 많은 투표를 했다고 볼 수 있는거죠.

결국 '휴일이 아니다보니 투표율이 높아도 젊은층의 가세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재보선 선거로서는 투표율이 높았지만,정기 선거인 6.2 지방선거의 54%보다는 20% 포인트 이상 낮은 것은 그만큼 젊은 층의 투표가 적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빛 바랜 정치이슈, 실생활이 우선?

지방선거에서 큰 영향을 줬던 정권심판론과 야권후보 단일화 이슈도 이번엔 힘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종시 이슈가 사라진 충청 지역에선 대기업 유치, 과학비즈니스 벨트 등 여당 후보의 지역개발론이 먹혀들었습니다.

세종시 수정이라는 '전반적 반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굵직한 자리를 거친 여당 실세 인사가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현실적 선택은 어떻게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특히, 군 부대 관련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의 경우, 육군 중장 출신으로 전방부대장 경력이 있는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군 출신의 후보가 '군 장병의 외출·외박을 늘려주겠다'는 공약은 당장 지역 상인들에게 먹혀들었습니다.

때늦은 야권 단일화, 공천논란이 화근

야권 후보단일화는 시기가 너무 늦은데다 인물 경쟁력에서도 여당 실세 후보에 밀렸습니다.

특히 장기간 계속된 민주당의 공천 논란은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불렀습니다.

인천 계양 을의 경우, 민주당 유력인사들이 '자기 사람 공천' 힘겨루기를 했다가 결국 지역 연고가 없는 제3의 후보가 나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패배의 씨앗이었습니다.

예상 외로 8곳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 나오면서 한나라당 후보는 더 유리해졌습니다.  

반면, 강원도 2곳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것은 취임 직후 직무가 정지된 이광재 지사에 대한 동정론과 불만이 표출됐다는 분석입니다.

강원지역은 앞으로 당분간 野 강세 지역으로 분류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