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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인셉션 - 꿈 속의 꿈, 그 속의 꿈

남상석

입력 : 2010.07.29 13:31|수정 : 2010.08.18 17:06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남상석의 영화이야기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참 영리한 감독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턱도 없는 소리 하지말라"는 핀잔을 들었을 만한 엉뚱한 아이디어에 기초해 화려하면서 내실있고 경륜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아스팔트 도로에 열차를 불러내 달리게 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맘껏 풀어내 보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다크 나이트]의 성공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돈줄을 쥔 사람들이 예쁘게 봤다는 거죠. 한 번 예쁘게 보면 뭘해도 예쁘게 보이니까요.

거기다가 그렇게 만든 작품이 그들이 보기에도 썩 빠지지 않게 나왔으니 이런 경사가 또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빼오는 일로 먹고사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본 재벌 총수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의뢰를 받아 경쟁 기업의 상속자 피셔(킬리언 머피)의 의식 속에 기업을 분할하라는 생각을 심는 작업에 참여합니다.

성공하면 돈 뿐 아니라 경찰의 수배 때문에 미국에 들어갈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바꿔주겠다는 제안 때문입니다.

코브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팀을 구성해 이 야심찬 구상을 실행하는데 작업이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꿈속의 꿈, 또 그 꿈속의 꿈으로 3단계 진입을 해서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잡은 금고에까지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자칫 잘못하면 영원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림보'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출발한 아이디어와 영화의 뼈대가 되는 설계가 튼실합니다. 또 복잡한 설계도의 개념과 구조를 관객에게 단계별로 매뉴얼을 쥐어주듯이 설명합니다.

그냥 의자에 몸을 푹 파묻고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듯 보는 영화가 아니라 [메멘토]처럼 좀 머리를 쓰면서 봐야하는 고충이 있습니다. 

도시의 절반이 들고 일어나 하늘을 덮는다거나 열차가 도로를 달리고 단계별 꿈속의 시간 단위의 차이를 설정해 3단계 꿈에서는 실시간으로 액션이 펼쳐지는데 1단계 꿈에서는 차가 강물위로 떨어지는 시간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한없이 늘어지게 보여주는 것 등은 감탄할 만한 아이디어와 비주얼의 결합입니다.(차안에서 V자로 들리는 다리와 춤추는 듯한 팔의 움직임은 유머 코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킥'이나 '토템'같은 장치도 기발하구요. 특히 마지막 장면의 열린 결말은 - 긴 상영 시간 때문에 발생하는 방광의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동반하는데 - 마치 콘서트장의 가수가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올리는 것처럼 이런 복잡한 설계 속에 배우들뿐 아니라 관객까지 끌어들여 함께 놀며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의 머릿속에 명쾌함이 아니라 모호함을 가득 집어넣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공간에서는 영화의 해석을 놓고 여러 가지 가설들이 상세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글들을 보면 볼수록 머릿속이 더 복잡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