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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에 10억?

정경윤

입력 : 2010.07.27 20:55


지난주에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에서 기자 회견이 열렸습니다.

골프를 치며 사기를 친 일당을 붙잡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한 게임에 10억원 가까이 돈을 걸고 상대에게 수면을 유도하는 마약 아티반을 몰래 커피에 타서 주면, 상대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공이 오락가락 하게 되고.. 좋은 성적으로 경기에 이겨 돈을 따내는 겁니다.

'참 쉽죠잉-'

이 내용을 듣고 있자니, 영화 타짜에 나온 '사기 칠 상대를 내 앞에 앉히기만 하면 그건 이미 게임이 끝난거다'는 명대사가 생각나더군요.

결국 사기꾼들은 상대를 아무 의심없이 골프장까지 끌어들이는게 관건입니다.

이들의 먹잇감은 평소 수억원을 걸고 내기 골프를 치는 사람, 돈을 잃고도 '컨디션이 안좋으면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 비록 오늘은 돈을 잃지만 내일은 이겨서 그정도 따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기꾼들은 돈 많은 사업가들을 물색해 골프 연습장 등에서 자연스럽게 접근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정재계의 거물인양 소개한 뒤 적당히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골프장까지 유도합니다.

이렇게해서 골프장까지 간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었고, 검찰은 이 가운데 최대 50억원을 잃은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 게임에 10억을 걸다니, 좀 심한거 아닌가요?

수사를 담당한 검사에게 이렇게 물었더니, 거액을 걸고 내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는걸 경험했으면서도 이후에도 사기단과 수차례 골프를 친 피해자들이나 마약을 안 썼다, 오로지 실력을 이긴거라며 끝까지 잡아떼는 사기단 덕분에(?)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