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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로 263억 끌어모아 게임아이템 불법매매

입력 : 2010.07.25 09:16

검찰, 33억 부당이득 챙긴 23명 사법처리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판매 사업을 미끼로 수백억원대의 다단계 유사수신 행위를 한 업체가 처음으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위재천 부장검사)는 유사수신으로 투자금을 모은 뒤 게임아이템을 불법 수집해 판매한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김모(38)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정모(39)씨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투자자 유치에 관여한 6명을 약식 기소하는 한편 함께 범행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총책임자 이모(39)씨 등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게임아이템 자동 습득 프로그램을 이용한 아이템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고 속여 작년 2월부터 최근까지 피라미드 방식으로 1천700여명에게서 모두 263억원을 투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컴퓨터 4천여대를 구입해 서울과 부산, 창원 등 전국 12개 지역에 작업장을 설치하고서 '게임아이템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템을 불법 채집한 뒤 팔아넘겨 3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게임의 캐릭터를 조종해 24시간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으로, 게임업체 대부분은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고 아이템의 불법 거래를 조장한다며 약관을 통해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아이템 제조사와 판매사, 투자유치사, 컴퓨터 공급사 등으로 조직을 분리해 운영한 것은 물론 컴퓨터 임대 사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투자금을 모으는 등 유사수신 사실을 숨기려 교묘한 수법을 이용했다. 

그러나 아이템 판매 저조로 투자자에게 약속한 배당금을 제대로 줄 수 없게 되자 후순위 투자자에게서 돈을 받아 챙긴 뒤 선순위 투자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 방식으로 간신히 사업을 지탱해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이 연매출 6조 달러 규모의 차세대 주력 산업이지만 최근 게임아이템 불법 거래가 급증하면서 유통질서가 문란해지는 등 사회문제화되고 있다"며 "게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