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마련 '주목해야 할 언어' 현지교육서 '열공'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한국어교육원 911호 교실.
미국 국무부의 청소년 해외파견 사업인 `NSLI-Y(National Security Language Initiative for Youth)'에 참가한 미국인 청소년 12명이 교사 이정화(34.여)씨를 기다렸다.
이씨가 들어서며 "오늘은 시험이 있는 날이에요"라고 말하고 시험지를 나눠주자 이들은 '교실(classroom)' '서점(bookstore)' '은행(bank)'을 뜻하는 영어단어 밑에 서툰 글씨로 한국어 뜻을 써 넣느라 분주히 연필을 놀렸다.
옆 친구와 영어로 소근거리던 자네 윌리엄스(Zaneh Williams.17.여)양을 발견한 이씨가 '영어 사용 금지(No English)'라고 적힌 상자를 내밀었다. 자네 양이 멋쩍은 표정으로 벌금 100원을 상자에 넣자 학생들이 키득거렸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글 읽는 법도 몰라 '초급반(beginner)'에 배정됐던 이들이지만, 2주 만에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운전기사' '전자사전' 같은 단어를 배울 정도가 됐다.
미 국무부는 매년 '주목해야 하는 세계 언어'를 선정하고 청소년들에게 현지 어학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어와 아랍어 등 적성국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었지만,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서 '해외 언어·문화 체험'으로 프로그램 성격이 바뀌었고 대상 언어도 한국어·러시아어·터키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윌리엄스 양 등 미국 학생 48명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인 가정에서 머물며 매일 4시간씩 서강대 한국어교육원의 수업을 받는다.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는 다양하다. 시카고에서 온 비욘 에릭 슈워즈바(Bjorn Erik Schwarzerbach.18)군은 "한국 현대사를 배우며 경이로운 경제발전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 '파도'란 한국 이름도 친구가 지어줬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양은 "'꽃보다 남자'같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에 관심이 생겼다. 가수 '빅뱅'과 거리에서 마주쳤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살짝 웃었다.
이들 중 30명은 6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는 8월 말께 미국으로 돌아가며, 나머지 18명은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 고등학교에서 6개월~1년여 더 공부한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국제학생교류기구의 안혜미 간사는 21일 "이들은 한국에 오기 위해 서류심사와 2차례 면접 등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통과했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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