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쓰러져 목 아래 부위가 모두 마비된 채 연명해온 영국의 한 남성이 자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나섰다.
토니 니클린슨(56)은 5년 전 그리스로 출장을 갔다가 갑자기 쓰러진 뒤 살아났지만 눈을 깜빡이는 정도 밖에는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삶을 이어왔다.
그는 너무도 비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권리를 원하지만 물리적으로 자살하기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몸이 불편해 안락사 조력 병원인 스위스 디그니스타스로의 여행도 힘들고 음식물 섭취를 거부하는 방법도 생각해봤으나 이는 몇 주가 걸릴 것이고 가족들이 몹시 힘들어할 것 같아 포기했다.
그는 결국 아내가 그의 자살을 도와도 살인 혐의로 처벌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관련 법률을 더 명확하게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니클린슨은 가족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내 삶에 지쳤고 앞으로도 20년을 이처럼 지낼 수는 없다"면서 "그리스의 의사가 내 생명을 구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내가 쓰러질 상황으로 되돌아간다면 앰뷸런스를 부르지 않고 그냥 하늘 뜻대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들이 영어 철자를 짚으면 눈을 깜빡이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명해 이러한 내용의 성명을 준비했다.
영국은 1961년 제정된 자살에 관한 법에 따라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거나 조언할 경우 최고 14년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월 불치병자의 안락사를 도운 사람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 금전적인 동기,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정신적 상태 등 16가지 요소를 검토하도록 했다.
그러나 안락사를 돕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도록 한 법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