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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땐 미니스커트 유행?…속설일 뿐

입력 : 2010.07.20 11:04

'립스틱 경제학' 출간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붉은색 립스틱이 많이 팔리고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며 콘돔과 소주 판매가 늘어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경제 속설들이다.

'립스틱 경제학'(위즈덤하우스 펴냄)은 이러한 경제 속설들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가감없이 분석한책이다.

'불황일수록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대표적인 불경기 경제 속설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의 경우 2003년부터 미니스커트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 속설이 들어맞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미니스커트의 유행과 경기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무엇보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던 때와 불황이 시기적으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데다가 최근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경기와 상관없이 미니스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니스커트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의 세계 경제는 비록 그 이전보다는 부진했지만 여전히 호경기를 유지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여성들이 립스틱을 많이 사고, 특히 붉은색같이 화려한 색상의 립스틱을 선호한다는 '립스틱 효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불경기에 립스틱 판매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으며 소득이 줄어든 여성들이 고가의 의류 대신 저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립스틱을 산다는 설명도 곁들여져 그럴듯하게 들렸다.

하지만, 화장품 업체에서 일하는 영업 담당자들의 말은 다르다.

립스틱은 불황이든 아니든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립스틱 색상이 화려해지는 것도 유행 추세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젊은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경제교육연구회 소속 학자들.

저자들은 특히 경제에 관한 속설들은 대부분 불황에 관한 것들이라면서 먹고살기 어려울수록 다른 사람의 행동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속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들은 "속설들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옳다면 왜 옳고, 그르다면 왜 그른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