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에 '발목'…15년간 회기중 체포·구속 0건
신흥학원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학원 이사장을 지낸 민주당 강성종 의원이 거액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도 신병처리 방향을 놓고 몇 달째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기동 부장검사)는 강 의원의 지시 등으로 이 학원 산하 대학, 고교 등에서 모두 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이 학원 사무국장을 지낸 박모(53)씨를 지난 3월17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정작 이 돈을 대부분 넘겨받아 정치자금이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 의원 본인에 대해서는 넉달이 지나도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학교에 끼친 피해 액수 등 혐의 내용만 보면 구속수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올해 들어 국회가 잠시도 쉬지 않고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법에 따라 회기 중에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만 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현역 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 회기 기간에는 검찰이 얼마나 수사를 잘 했느냐보다는 동료 의원들의 의견이 영장 발부의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 버린다.
국회법은 2월과 4월, 6월에는 매달 회기 30일짜리 임시국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3월과 5월, 심지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7월 등 홀수 달에도 임시국회가 끊임없이 열려 국회 동의를 구하지 않고 구속수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회기 중에 과감히 영장을 청구해 국회에서 구속동의안을 통과시켜주기를 바라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검찰은 최근 회기 중 현역 의원의 구속 또는 체포 사례를 살펴봤으나 1995년 10월 민주당 박은태 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당시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가결된 이후 15년간 통과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절망적인' 결론만을 확인했다.
그래도 1995년까지는 박 전 의원을 포함해 모두 12건(의원 수 15명)의 체포동의안 또는 구속동의안이 상정돼 절반인 6건(의원 수 8명)이 가결됐지만 그 이후로는 무려 28건의 체포 및 구속동의안이 줄줄이 부결 또는 폐기처분됐다.
국정운영 방향이나 각종 정책을 놓고는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동료 의원의 신병처리 문제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인 것이다.
검찰은 3월15일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조사한 뒤 임시국회와 6.2 지방선거 등의 이유로 잠시 수사를 유보했다가 지난 6일 강 의원을 재소환했으나 여전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강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측근에 불과한 박 전 국장의 1심 재판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정작 강 의원은 기소도 되기 전에 먼저 판결이 내려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정치권의 기류가 8월에 또다시 임시국회를 여는데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구속영장 청구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고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만약 8월에도 또다시 국회가 열린다면 검찰은 9월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해 결국 구속수사를 포기하고 강 의원을 불구속 기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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