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지방정부 출범식이 이어지고, 다가올 재보궐 선거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정당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언론보도들은 정치의 본질적인 측면보다 당리당략적 측면이나 갈등적 속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도는 시청자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냉소나 혐오증을 일으킬 수 있기도 합니다.
7월 1일 SBS 뉴스는 지방정부 출범과 관련된 기사를 다루면서 갈등적 속성을 중심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지방 권력 대이동'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식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직무가 정지된 이광재 강원도지사 등 주요 인사들의 취임식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서는 민선 4기에 비해 5기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인사가 많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당인으로서보다 행정가로서 역할을 해야 함을 생각할 때, 정치권력으로서 지방권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정치가 가진 부정적 속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다음 보도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더 심각해집니다. 다음 기사는 지방 권력의 이동이 곳곳에 '갈등'과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예측하면서, 한강 뱃길 사업에 대한 민주당 소속 시의회 당선자들의 반발과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를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는 정책에 대한 반대를 중앙정부와의 갈등의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책에 대한 반대를 '중앙정부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로 오해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갈등적 속성에 대한 보도는 비단 여당과 야당의 대립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이날 보도에서는 구의회 폐지와 관련해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서 구의회가 존속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기자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측근들을 구의회 후보로 진출시키는 게 더 낫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물론 국회에 출입하는 기자는 정치적 맥락을 누구보다 잘 읽어낼 수 있고, 이를 보도하는 것은 정치를 감시하는 언론의 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의회가 존속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도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에 있어서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감시를 넘어 불안과 혐오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정책과 관련한 기사는 권력의 관계뿐만 아니라, 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이유를 충분히 다루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 복용은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와 가정을 파괴하는 범죄입니다. 그러나 다른 범죄자와 달리 마약 복용자는 한편으로는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마약관련 보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마약 범죄에 대한 시각은 피해자로서의 관점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SBS 뉴스에서 마약과 관련한 보도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4일에는 주택가에서 대마를 재배해서 흡입한 사건을 보도했고, 7월 3일에는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을 보도했으며, 7월 5일에는 '오늘의 세계' 코너에서 마약 운반책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들이 지나치게 사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마약 문제를 단편적으로 인식하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가 뜻하지 않게 생성하는 우려되는 상황들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범죄 방식의 노출입니다. '국내 마약 관련 보도'는 용의자가 대마 씨를 인터넷을 통해 영국에서 구입했고, 재배법도 인터넷을 통해 익혔다는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대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계 뉴스'에서도 월드컵을 모방해 만든 마약은폐 수법을 공개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범죄 재현의 문제입니다. 6월 24일 보도는 어떤 식으로 대마를 피게 되는 지를 재현했습니다. 담뱃대를 이용하는 모습과 피티병을 이용해 대마 연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이러한 영상은 오히려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선정성의 문제입니다. 마약 사건의 경우에 실제 경찰 카메라가 찍은 영상이 동원되기도 하는데, 이번 세 가지 마약 관련 기사 모두 현장의 영상이 이용되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마약 단속 과정은 폭력적 측면을 부각시켰고, 마약 운반용 잠수정에 대한 보도는 전쟁 도구로까지 인식을 확대한 측면이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마약 범죄에 연루된 개인의 경우 정신적 치료와 재활의 과정을 중시합니다. 이는 일상화된 마약범죄에 대한 일벌백계가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를 희생자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폭력과 관련된 강력범죄로만 마약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선을 조금 돌려 마약복용자의 피해와 재활에 관한 기사들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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