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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남매의 안타까운 죽음

김수영

입력 : 2010.07.16 17:05


사건팀 기자로 살아온지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런저런 사건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인명피해 정도는 '보도의 기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명사고는 여전히 마음이 아픕니다.

숨진 사람들의 사연까지 취재하는 것이 기자의 몫이지만  그 사연에 다가갈수록 안타까움은 더 하기만 합니다.

지난 목요일은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오후 4시쯤,  갑자기 회사로 전화가 왔습니다. 영등포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어린아이 두명이 물류차에 치여 숨졌다는 내용의 제보였습니다.

기자로서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8시 뉴스까지 남은 시간은 4시간 남짓,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현장은 생각보다 평온했습니다.

현장조사를 하는 경찰도 없었고, 주차를 안내하시는 분들은 평소처럼 친절하게 안내를 하셨습니다.

급한 마음에 마트 주변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마트 옆에 세워져있는 트럭도 마치 사고 물류차인 것처럼 촬영을 했습니다. 예상대로 마트 관계자의 제지를 받기도 했지만 실랑이를 벌일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촬영한 트럭은 바로 '사고 차량' 이었고, 대형마트 주변을 돌다가 사고 현장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좁은 이면도로에 희미한 흰색 선으로 그려진 횡단보도..

신호등 대신 하얗게 사고현장임을 보여준 표시만이 있었습니다.

처참한 사고 현장은 모래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현장을 지우려 했지만 오히려 더 현장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현장 찰영을 마치고 목격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현장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근처에서 일하시던 분이 슬그머니 다가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사고 당시 아이들을 병원으로 보낸 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졌습니다.)

증언은 생생했습니다. 초등생 남매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사고 차량 운전자는 아이들이 차에 깔린줄도 모르고 지나갔다고 합니다.

주변 분들이 차를 두드리고 난리를 친 뒤에 비로소 참극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촬영을 마무리하니 기자에서 한 인간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불쌍했고, 자식들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부모님들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기사에는 할머니와 함께 가다가 사고가 났다고 썼지만 다시 확인을 해보니 사고 소식을 들은 할머니가 찾아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고 보도가 나가면 대부분 유가족들에게 전화가 옵니다. 보도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기사를 인터넷에서 내려달라고..

예상대로 유족분에게 전화왔습니다.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원인을 철저하게 밝히는 보도를 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는지..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렇게 하겠노라 답을 했습니다.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쏟아지는 기사를 막아내기에 급급해 일주일이 지나버렸습니다.

발생 사실을 보도하는 것만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생길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