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고려말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문익점이 붓통에 목화씨를 숨겨 들어온 게 한반도에 목화가 퍼지게 된 시작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보다 800년이나 앞선 백제시대의 유적지에서 목화실로 만든 천조각이 발견됐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기 6세기 중후반 백제 창왕시대 유물인 작은 천 조각입니다.
폭 2cm, 길이 약 12cm인 이 직물은 지금까지 비단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목화실로 짠 면직물로 확인됐습니다.
직물조각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500배 크기로 확대하자 섬유구조가 완두콩모양을 띕니다.
누에고치로 짠 비단, 즉 삼각형 모양을 한 견직물의 섬유구조와는 뚜렷이 구분됩니다.
[정용재/한국전통문화학교 보존과학과 교수 : 꼬임 형태가 나타났고요. 그리고 종단면에서 가운데가 비어있는 중공이 나타남에 따라 저희는 면으로 판정을 내렸습니다.]
고려말기인 14세기 후반 문익점이 목화를 들여오기 800여년 전인 백제 때 이미 목화실을 사용했다는 증거입니다.
[심연옥/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 : 문헌적으로는 삼국시대에 이미 면직물을 만들고, 그거를 만들어서 중국으로 보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백제시대 면직물로 확인된 이 천조각은 지난 1999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것입니다.
진흙 속에 묻힌 대나무 조각에 붙어있어서 지금까지 보존이 가능했습니다.
역사 교과서를 바꾸게 될 백제인의 이 귀중한 유물은 부여에서 열리고 있는 능산리 유물 특별전시회에서 다음달 15일까지 전시됩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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