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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설계사 스카우트 '진흙탕 싸움'

입력 : 2010.07.14 09:48

'철새 설계사' 급증에 소비자 피해 우려


보험업계의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판매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한 '철새 설계사'의 급증은 결국 보험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업계 공동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생명 직원들은 이번주부터 을지로2가에 있는 하나HSBC생명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4년간 영업총괄임원을 지내다 올해 3월 하나HSBC생명의 수장을 맡은 하상기 사장이 공격적인 인력 스카우트로 녹십자생명의 영업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녹십자생명 노사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영업본부장 1명과 지점장 5명을 스카우트했는데 현장 영업간부가 70명밖에 안 되는 회사에서 이는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앞으로 일선 설계사들까지 대거 영입하면 녹십자의 영업 조직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하나HSBC 관계자는 "지금의 처지에 만족하고 있었다면 그 회사를 떠나려고 하겠느냐"며 "설계사들이 회사를 옮긴다면 이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보험사가 다른 보험사의 지점 인력을 통째로 스카우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메트라이프생명이 ING생명 대전지역 지점의 인력 80여명을 한꺼번에 데려가면서 ING생명 측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 

업계 관계자는 "지점 인력을 몽땅 데려가면 해당 보험사의 지역 영업망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 최소한 지켜지던 상도의도 이젠 땅에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이처럼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것은 보험 판매에서 설계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홈쇼핑 등을 통한 보험 판매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나서면서 홈쇼핑 보험 판매는 급감하고 대신 설계사의 판매 비중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보험사에 정착하지 못하고 판매수수료만을 쫓아 다른 회사로 옮기는 '철새 보험사'의 급증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상 보험 가입자를 유치하고 판매수수료를 받은 설계사가 그 가입자를 관리하기 마련인데, 해당 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 그 가입자는 이후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채 방치되기 마련이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총장은 "설계사의 장기 근속률을 높이고 업체 간 과당경쟁을 자제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