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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을 앞에 두고 오랜 역사를 간직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대문 영천시장!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 모습은 아직 시골 변두리 재래시장인데 주변의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공세 속에도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조정순/시장상인 : 옛날에는 여기가 260점포였어. 박 대통령이 정권하면서 성산대로 때문에 반절 나가고 115점포야.]
[심광숙/서울 현저동 : 재래시장이 싸지. 싸고 물건이 좋지. 바지락 같은거 한움큼 집어가도 그냥 두는데.]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요즘은 잘 보기 힘든 가게들도 눈에 띈다.
할머니가 허리춤에서 꺼내주시던 옛날사탕과 과자를 파는 가게.
사람 키보다 높이 쌓아 올린 책에서는 쾌쾌한 책 먼지가 나는 듯한 헌책방.
옛 풍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영천시장에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 것은 맛있는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는데!
[이정남/서울 봉래동 : 꽈배기도 유명하고요. 떡볶이도 너무너무 맛있어요.]
그런데 요즘 부쩍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식당이 있다.
[이재근/시장상인 : 요즘 막걸리가 인기가 많아서 손님 많아진 거 같아요.]
[임순희/시장상인 : 목포사람이랴 그래서 그렇게 요리를 잘한다네.]
작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막걸리.
막걸리의 인기로 더 인기를 끄는 음식의 정체는 막걸리 안주에 빠지면 섭섭한 바로 홍어 삼합!
삼겹살 수육에, 시큼하게 익은 묵은지 김치, 거기에 잘 삭힌 홍어 얹어 한입에 싸 먹는 홍어 삼합!
여기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면 이게 바로 홍어 요리 중 최고로 치는 홍탁삼합!
[정용일/서울 무학동 : 홍어하고 막걸리하고 딱 맞죠. 홍탁이라고 하잖아요.홍탁! 막걸리하고 홍어하고 홍탁!]
전라도에서 잔칫상에 오르지 않으면 잔칫상을 망쳤다고까지 하는 홍어는 건강식으로도 으뜸!
[정상은/서울 영천동 : 나는 기운이 팍 솟아요. 이거 먹으면. 너무너무 좋아. 그래서 자주 사다 먹어요. 사갖고 가요.]
[홍미자/서울 영천동 : 관절에 좋다 그래서. 첫째는 관절.]
[이석호/서울 대림동 : 위에 부담도 없으면서 홍어 특유의 향이 있기 때문에 그 기억 때문에 자꾸 먹게 되는 것 같아요.]
홍어의 효능이 그뿐이랴.
삭힌 홍어는 신경통, 다이어트, 골다공증, 산후조리에까지 더없이 좋다 하니 더 말을 해서 무엇하랴.
하지만 마니아 아니면 아무나 못 먹는다는 홍어.
그런데 이곳 손님들 홍어 너무 쉽게 드신다?
[박노숙/서울 성산동 : 사실 이거 홍어회는 냄새가 지독하고 선입견이 그래서 못먹게 되는데 처음 먹는 사람도 접근하기 좋아서.]
그러고보니 식당의 손님들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하다.
이유는 바로 사장님 손을 거친 홍어라는것!
[김복심/홍어가게 주인 : 숙성을 35년 전부터 우리는 그냥 자연으로 항아리에 그냥 삭히는 거죠.]
보름에 한번 들여오는 홍어 요즘은 날씨가 더워 금새 삭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들여온다
그 비싼 흑산도 홍어는 못쓰지만 싼 값의 칠레, 아르헨티나 홍어는 아니라고!
[백령도 서해안꺼 갖다 쓰는게요. 지금 이게 칠레산인지 국내산인지 모르시는 거에요. 그런데 잡숴보시면 어딘게 모르게 뒷맛이 괜찮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런데서 차이가 있는 거죠.]
짚 넣은 항아리 속에서 열흘동안 제대로 삭힌 백령도 홍어.
만드는 과정만 보면 별다른 것이 없는데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촉진제 전혀 안쓰고 약품이라는 걸 몰라요.한번 해봤어요. 뒷맛이 약간 쌉쓰름 하더라고요. 우리 집에는 그런게 없어요.]
때문에 콧구멍을 톡 쏘면서 눈물까지 절로 나게 하는 그런 진한 맛은 아니다.
이곳의 홍어는 살짝 숙성시켜 쏘는 맛이 은은하면서도 꼬들꼬들한 감칠맛이 난다!
이 집 홍어삼합이 인기인데는 삼겹살 수육 맛도 한 몫.
[김만호/서울 홍제동 : 쫄깃쫄깃하고. 치아가 좋지 않은데도 부드럽고 연하고 기가 막히게 맛있어요.]
매일 아침 직원들 출근 전 혼자 일찍 나와 수육을 삶는다는 사장님.
[아무도 안볼 때 재워 놓는 거에요. 이것도 영업인데. 자기 나름대로의 노하우인데. 일일이 공개적으로 얘기할 순 없잖아요.]
김치 또한 비밀이다.
집 화단에 묻어 놓은 장독에서 조금씩 꺼내서 판다는 김치는 시큼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맛에 홍어 맛을 배로 해주는데!
손님들, 홍탁을 맛보지 않으면 인생을 헛산 것이라던 어느 시인의 말 비로소 몸소 느낄 수 있다!
[김주혁/서울 현저동 : 맛이 최고죠. 몇 십년동안 항시 애용하고 있습니다만은 최고! 홍어라하면 끝내줍니다.]
국산 홍어다 보니 한 접시에 담아내오는 양은 적은 편~! 마음착한 사장님.
손님들을 위해 10년 전부터 내놓은 서비스가 있으니 살얼음 동동 띄운 김치말이 국수.
[한국사람들은 양이 차야 하잖아요. 조금 잡수시고 나가시면 아쉬울 것 같아서 국수는 그냥 조금 베푼다해서 삶아 드려요. 양껏 잡수신다 하면 몇 번이고 삶아드려요 배라도 부르시고 나가셔야 이 쑤시고 나가시잖아요.]
시원하고 달달한 김치국물에는 설탕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갈아 넣은 양파와 대추, 그리고 대파가 김치국물에 단맛을 내는 사장님만의 비법!
국수 들이키면 막걸리 마신 취기까지 싹~ 가실 정도로 시원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강용녀/서울 옥천동 : 고춧가루도 안뜨고. 너무 맑고. 너무 이쁘고. 칼칼한게 굉장히 맛있네요.]
[김영자/서울 영천동 : 시원하고 맛도 좋고. 이것만 먹으도 배가 부른데. 이것먹으니 배가 더 불러요. 이집에는 풍부하게 많이 줘요.]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홍어 삼합.
하지만 영천시장에 가면 한 번 먹으면 또 생각나는 거부감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홍어삼합과 김치말이 국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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